고혈당 증세로 위급한 상황에 처한 8세 소아당뇨 환자가 2시간 동안 ‘응급실 뺑뺑이’를 도는 일이 벌어졌다.
28일 충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4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에서 "아들의 당수치가 높으니 도와달라"는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가 소아당뇨를 앓는 A씨 아들 B군이 고혈당 상태로 인해 인슐린 투여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지역 병원에서 즉각적인 치료가 어려워 환자 이송에 난항을 겪었다.
소아당뇨는 인슐린을 거의 또는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이 없으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소아당뇨 환자의 경우 꾸준한 혈당 관리와 인슐린 투여가 필수적이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하면 고혈당으로 인해 당뇨성 케톤산증(DKA)이나 혼수상태 같은 응급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충북 지역뿐 아니라 인근 충남, 세종, 대전 지역의 병원 9곳에서 모두 소아 전문의가 없거나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B군 이송을 거부했다. 결국 자정을 넘겨 신고 접수 2시간 30분 만에야 청주시에서 약 10km 떨어진 인천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돼 입원할 수 있었다. B군은 인하대병원에서 무사히 인슐린 투여를 받고 안정 상태로 회복 중이다.
소방 관계자는 응급상황 5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사안이었다면서 의식이 있는 상태였지만 고혈당 상태였기에 신속한 처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소아당뇨는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성 케톤산증이라는 위험한 상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케톤산증은 인슐린 부족으로 체내에서 지방이 분해되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혈액이 산성화되고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심장, 신장, 눈 등 여러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신부전이나 시력 상실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당뇨의 치료는 인슐린 투여가 핵심이다. 환자의 혈당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필요에 따라 인슐린을 투여함으로써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충북 지역에선 앞서도 응급실 부족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발생했다. 양수가 터진 20대 임신부가 응급실 부족으로 2시간 만에 대전의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호흡곤란을 겪은 70대 폐렴 환자는 2시간 30분 만에 경기 평택시의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