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선임했던 김판곤 감독, KFA 향해 눈물의 작심 발언 날렸다

2024-09-28 11:12

김판곤 감독 “누가 대표팀을 어렵게 만들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김판곤(55) 울산 현대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둘러싼 최근의 일련의 사태에 대해 강한 소신을 드러냈다.

(왼쪽) 김판곤 감독과 (오른쪽)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 뉴스1
(왼쪽) 김판곤 감독과 (오른쪽)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 뉴스1

김 감독은 지난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K리그1 2024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 축구가 처한 전례 없는 위기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약 15분간 진행됐으며, 김 감독은 격앙된 모습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고, 발언 막바지에는 울컥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2018년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으로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4년간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끌어내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더불어 김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의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감독이 발 벗고 나서 선임한 김학범 감독은 U-23 대표팀을 이끌고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었으며, 정정용 감독은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김 감독이 선임한 감독들이 보여준 뛰어난 지도력을 반증하는 사례로, 그가 대한민국 축구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KFA는 김 감독의 권한을 점차 축소하며 이후 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로 전환됐다.

지난달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4강 2차전 울산 HD와 광주 FC의 경기에서 울산 김판곤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4강 2차전 울산 HD와 광주 FC의 경기에서 울산 김판곤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그 결과 대표팀은 수렁에 빠졌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 감독은 KFA가 정확한 방향성을 설정하지 못한 것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이겼으니 기분이 좋기도 하고, 말을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대표팀 감독급이라면 최고 수준의 지도자여야 하고, PPT를 요구하는 것은 우스운 일. 외부의 압박 없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너무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며 현재 대표팀의 팀워크가 무너진 상황과 선후배 문화의 희미함을 지적했다.

그는 감독 선임 시 명확한 방향성과 목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KFA에 대한 직격탄도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은 “협회에 한마디 하겠다. 왜 전력 강화위원회 안에서조차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국내와 해외로 나뉘어 오해를 빚은 건지 모르겠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가장 강력하고 가장 좋은 성적을 낸 A대표팀, U-23·U-20·U-17 대표팀이 탄생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권한을 빼앗겼다. KFA 내부에서 누가 건의를 해 결정을 내렸고 대표팀을 어렵게 만들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만큼 하겠다”며 분노했다.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