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55) 울산 현대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둘러싼 최근의 일련의 사태에 대해 강한 소신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지난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K리그1 2024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 축구가 처한 전례 없는 위기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약 15분간 진행됐으며, 김 감독은 격앙된 모습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고, 발언 막바지에는 울컥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2018년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으로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4년간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끌어내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더불어 김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의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감독이 발 벗고 나서 선임한 김학범 감독은 U-23 대표팀을 이끌고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었으며, 정정용 감독은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김 감독이 선임한 감독들이 보여준 뛰어난 지도력을 반증하는 사례로, 그가 대한민국 축구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KFA는 김 감독의 권한을 점차 축소하며 이후 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로 전환됐다.
그 결과 대표팀은 수렁에 빠졌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 감독은 KFA가 정확한 방향성을 설정하지 못한 것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이겼으니 기분이 좋기도 하고, 말을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대표팀 감독급이라면 최고 수준의 지도자여야 하고, PPT를 요구하는 것은 우스운 일. 외부의 압박 없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너무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며 현재 대표팀의 팀워크가 무너진 상황과 선후배 문화의 희미함을 지적했다.
그는 감독 선임 시 명확한 방향성과 목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KFA에 대한 직격탄도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은 “협회에 한마디 하겠다. 왜 전력 강화위원회 안에서조차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국내와 해외로 나뉘어 오해를 빚은 건지 모르겠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가장 강력하고 가장 좋은 성적을 낸 A대표팀, U-23·U-20·U-17 대표팀이 탄생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권한을 빼앗겼다. KFA 내부에서 누가 건의를 해 결정을 내렸고 대표팀을 어렵게 만들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만큼 하겠다”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