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해외에서 판매 중인 서울행 저가 패키지상품을 구매해 전 일정을 들여다보며 품질을 살펴봤다.
서울시는 중국 4대 온라인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서울여행상품 3097개 중 저가 100개를 선별 조사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결과 덤핑이 의심되는 85개(2.7%) 상품을 확인하고 정부와 중국대사관에 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이는 서울 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이른바 ‘덤핑관광’의 국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서울을 찾은 외래관광객은 732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3.2%의 회복률을 기록했다. 특히 다소 더딘 회복을 보였던 중국인 관광객은 264만명으로 2019년과 비교하면 81.5%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문제로 지적된 저품질 덤핑 관광 상품을 차단해 관광객 피해를 막고, 서울의 관광 품질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덤핑관광 상품은 그 비중이 높진 않지만 불법가이드, 쇼핑 강요 등 부당행위를 경험한 관광객들이 많아질수록 서울의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사전에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덤핑관광 상품은 여행사가 정상가격 이하로 관광객을 유치한 뒤 쇼핑센터 방문 위주로 일정을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여행사가 쇼핑 수수료 등으로 회사 손실을 충당하는 대표적인 저가, 저품질의 상품이다.
덤핑관광상품은 여러 국가에서 유통되고 있지만 이번에는 관광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과 베트남의 단체여행상품 중 저가 7개(중국 3개·베트남 4개)를 선별해 암행점검을 진행했다. 현지 외국인으로 구성된 점검요원도 투입했다. 2인 1조로 구성된 점검요원은 상품을 직접 구매한 다음 출국부터 귀국까지 전 일정 동행하며 가이드, 숙소, 음식, 선택관광, 쇼핑 등 여행 전반에 대해 점검표를 작성했다.
점검에 참여한 외국인 요원들은 여행 일정의 대부분이 관광보다 단체쇼핑에 집중돼있던 탓에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여유롭게 즐길 수 없었다며 관광객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전했다.
전체 일정 중 쇼핑센터 방문만 최대 8회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건강기능식품, 면세점, 화장품점을 주로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쇼핑 실적에 따라 관광객을 대하는 가이드들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으며, 할당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이유로 버스 이동 과정에서부터 물건 구매를 지속적으로 권유하기도 했다.
가이드가 물건을 살 때까지 약 40여분 간 쇼핑센터 퇴장을 제지했으며 관광객 한 명이 물건을 구매하자 비로소 문을 열어주며 출발하는 경우도 있었다. 관광지 체류시간은 훑어보는 수준으로 매우 짧았고 날씨와 동선 등의 이유로 대부분 일정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예고 없이 투어를 취소한 경우도 있어 가이드와 언쟁이 오고 갔다는 사례도 발생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사관에 공유해 해당 상품의 확산을 최대한 막을 예정이다.
또 법률 자문을 거쳐 필요 시 경찰 고발 등 법적 제재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또 송출여행사인 중국과 베트남의 각 대사관에도 판매실태를 알려 해당 국가 법률에 따른 송출여행사 제재를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