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67) 신임 일본 총리가 누구인지에 누리꾼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27일 오후 도쿄 당 본부에서 개최한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통해 28대 총재로 선출됐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한일 역사 문제에 있어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보여온 인물이다. 일본의 패전 이후 전쟁 책임을 정면으로 직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는 2019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논란 당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언급하며 역사적 문제의 근원을 지적한 바 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해오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일본 내 우익 정치인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자민당 내 비주류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대립해왔으며, 아베 전 총리 노선을 따르지 않고 자민당 내 파벌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정치적으로는 방위력 강화와 개헌을 지지하는 강경파다. 방위청 장관과 방위상을 역임하며 군사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도 방위력 확충, 자위대 명기 헌법 개헌, 아시아판 나토 창설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시바 신임 총리의 정치 경력은 1986년 중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시작됐다. 그의 부친은 돗토리현 지사와 자치대신을 지냈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은행원으로 잠시 일했지만, 아버지 사망 이후 정계에 입문해 정치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선거에서 이시바 신임 총리는 결선 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194표를 받은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21표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그는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후보에게 뒤졌지만 결선 투표에서 역전극을 펼치며 당선됐다. 다카이치 후보의 극우 성향이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중도층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자민당 의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방위 분야에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한일 관계에서는 아베 정권과 달리 온건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의 과거사 문제에서도 일본 책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자민당 내 비주류에 속하는 데다 지지 기반이 약한 만큼 이시바 신임 총리의 정책이 얼마나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일본 내 보수 세력의 입김이 강한 만큼 그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