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발생한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피해자인 20대 여성 A씨의 유족이 울분을 토해냈다.
지난 24일 오전 3시 11분께 광주 도심에서 남자친구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탄 채 귀가하다 마세라티에 치여 숨진 A씨의 발인이 지난 26일 광주 북구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인의 부모는 발인이 이뤄진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를 통해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고인의 아버지는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은 통화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 너무 아프다"라며 "고생만 하던 딸은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됐다"라며 오열했다.
고인은 사고 당일인 지난 24일 배달 기사로 일하는 남자친구와 오토바이를 탔다가 참변을 당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고인의 남자친구는 골반과 턱뼈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입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그는 아직 고인이 숨졌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을 숨지게 한 마세라티 운전자는 사고 직후 구조 조치 없이 바로 현장을 떠났다. 그는 사고 지점으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둔 채 지인의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인근 도로를 비추던 폐쇄회로(CC)TV에는 벤츠를 운전하는 지인과 추격전을 벌이는 범인의 차량 모습이 녹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CCTV 영상에서 벤츠는 오토바이를 가까스로 지나쳐 갔지만 마세라티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질주하다 오토바이 뒷좌석을 들이받았다.
경찰은 결국 지난 26일 오후 9시 50분께 서울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범인을 검거했다. A씨를 타지역으로 데려다주고 도주를 도운 벤츠 운전자는 범죄 도피 혐의로 입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