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하게 되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증거를 모아 이혼 소송을 준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하면 오히려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6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등장한 결혼 7년 차 남성 A 씨의 사연은 이러한 법적 이슈를 여실히 보여준다.
A 씨는 두 아이를 둔 맞벌이 부부로, 어느 날부터 아내의 행동에 의구심을 품게 됐다.
그는 아내가 늦은 시간까지 귀가하지 않거나 새벽에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을 보며 불륜을 의심했다.
결국 아내가 샤워하는 동안 핸드폰을 열어보니, 아내가 다른 남자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 흔적을 발견하게 됐다.
A 씨는 이를 증거로 남기기 위해 메시지를 촬영했다.
그는 더 나아가 아내의 차량을 조사한 끝에 남성용 삼각팬티를 발견했다. 평소 사각팬티만 입은 A 씨는 바로 블랙박스 메모리를 빼내어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 속에는 아내와 상간남이 모텔에 주차하는 장면과 부정행위가 녹음된 자료가 포함돼 있었다.
이를 토대로 A 씨는 아내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아내는 이에 맞서 "핸드폰을 열어본 것과 블랙박스 메모리를 빼낸 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를 하겠다고 반격했다.
이에 대해 서정민 변호사는 A 씨가 행한 증거 수집 방식은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하며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법에 따르면 타인의 핸드폰을 무단으로 열거나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를 빼내는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불륜 증거를 수집하더라도 법적으로 허용된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