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직후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만찬이 끝난 뒤 정무수석에게 "이렇게 해서는 전혀 이야기가 안 된다"며 "(윤 대통령과 독대할 수 있는) 다른 자리를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가 이날 뉴스1에 밝혔다.
이날 만찬에서 한 대표가 기대했던 윤 대통령과의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당정 갈등이나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도 논의되지 않았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한 대표로선 만찬 자리에서 제대로 된 논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재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찬은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대통령실 간의 상견례 자리로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16명과 만찬을 가졌다.
대통령실에선 윤 대통령을 포함해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12명이 참석했다.
약 90분간 진행된 만찬은 공식적인 의제보다는 추석 민심과 정부 정책 건의 사항을 나누는 자리가 됐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언급하며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만찬 메뉴는 한식으로 구성됐으며, 건배를 위한 오미자주스가 제공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식사 자리에서 마주 앉은 것은 지난 7월 만찬 이후 두 달 만이다.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체코 방문 성과와 원전 생태계 등에 대해 발언했으며, 당 지도부는 추석 민심과 국정감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만찬 내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찬에 대해 "당정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만찬이 예상보다 일찍 종료된 데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불편한 기류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일각에선 나온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만찬은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독대는 별도로 논의할 사안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지난 7월 24일 만찬을 함께했고, 같은 달 30일엔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비공개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이후 추석 민생 대응을 이유로 한 차례 만찬이 연기됐다가 이번에야 만찬이 성사됐다.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미묘한 관계는 지난 몇 달간 지속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4월 총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으로 갈등을 빚었으며 이후에도 주요 현안마다 이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