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덕궁에서 멧돼지가 출몰해 사살됐다. 창덕궁 후원 일대에 출몰한 이 멧돼지는 몸길이 약 1.5m, 몸무게 90kg에 달하는 대형 개체로 알려졌다.
24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창덕궁관리소는 멧돼지포획단과 함께 후원 선원전 주변에서 멧돼지 1마리를 발견해 이날 오후 1시쯤 사살했다.
이 멧돼지는 지난 22일 창덕궁관리소 상황실 CCTV에 후원 담장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으로 처음 포착돼 관리소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종로구청과 엽사들이 협력해 멧돼지를 추적했으나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관람객 안전을 위해 24일 오전 10시부터 후원 관람을 중단했다.
관리소와 포획단은 사냥개를 동원해 이날 오전 11시부터 수색을 이어갔다. 재수색 약 2시간 만에 멧돼지 1마리를 발견해 사살했다. 관리소는 현장 점검 후 후원 관람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창덕궁에서의 멧돼지 출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2012년, 2013년에도 멧돼지가 출몰해 한때 관람이 중단됐고, 2022년에는 ‘창덕궁 달빛기행’이 취소된 바 있다.
도심에서 멧돼지 출몰 사례는 창덕궁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점차 늘고 있다. KBS는 최근 대구에서 멧돼지가 자주 출몰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멧돼지들은 먹이를 찾아 주택가로 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주민들을 직접 위협하기도 한다. 대구에서는 최근 5년간 멧돼지 출몰 신고가 900건 이상 접수됐고, 경북에서도 비슷한 수치가 기록됐다.
전문가들은 멧돼지 포획 절차를 간소화하고, 도심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멧돼지의 접근을 막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