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배추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산 배추를 소매시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가공업체에서 주로 사용하던 중국산 배추를 시중에 풀어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가격 안정을 꾀하기로 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주부터 중국산 배추를 정부 방출 물량에 포함해 경매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 조치를 통해 전통시장과 식자재 마트에서도 중국산 배추를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국내산 배추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포기당 9321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평년 대비 29%가량 상승했다. 한 달 사이에 30% 넘게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한 포기에 2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는 경우도 있다.
중국산 배추는 그동안 김치 제조업체나 외식업체에만 주로 공급됐지만, 이번 조치로 일반 소비자들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강원 평창, 영월, 단양 등 해발 600미터 이하의 저지대 지역에서 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배추 가격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배추에 대한 공급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침수나 고온 피해를 입은 농작물에 대해 빠르게 재해 복구를 지원하고, 다시 심기와 약제 방제 등의 조치를 마련했다. 특히 배추의 경우 산지 유통인과 농협이 보유한 물량이 신속하게 시장에 풀리도록 출하장려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최대 40%까지 판매가를 인하하는 할인 행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무 역시 가격 안정을 위한 조치도 취해졌다. 주산지 농협과 협력해 출하 약정 물량 500톤을 이달 말까지 도매시장에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운송비 지원을 통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있다. 가을무는 다음달 하순부터 출하될 예정이다. 평년보다 4%가량 증가한 물량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돼 수급 상황은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고랭지 배추 공급 지연 원인을 기온 변화와 비 피해로 인한 수확 작업 차질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병해충 확산을 막기 위해 방제 작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산지의 생육 관리를 위해 ‘생육관리협의체’를 가동했다. 이를 통해 농촌진흥청, 지자체와 함께 산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다른 주요 원예농산물에 대해서도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상추와 시금치, 오이, 사과, 배 등 주요 품목의 생육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안정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상추의 경우 이번 비 피해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달 초부터는 기온 하락으로 생육 조건이 개선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과와 배 역시 추석 이후에도 꾸준히 출하되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과는 올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한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는 전반적인 생육이 양호하고 생산량도 증가해 가격이 전·평년보다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