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고도 신고하지 않는 직장인이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2일 사단법인 '직장갑질119'는 올해 2분기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사람은 총 305명으로, 이 중 57.7%는 '참거나 모르는 척 다녔다'고 응답했다. 19.3%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답했다.
반면, '회사나 노동조합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2.1%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와 '향후 인사 등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많았다.
실제 신고를 한 응답자의 40%는 '신고 후 불리한 처우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김율리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서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괴롭힘이 있는 현재 상황을 해결하거나 잘 빠져나갈 수 있게끔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가장 좋다"며 "증상 정도에 따라 약물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직장 분위기가 폐쇄적이면 괴롭힘이 알려지기 어렵고, 자기 말이나 행동에 대한 조심성도 떨어진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한 직장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 내에서 이런 행동은 말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정부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또 이런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창구를 마련한다면 직장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