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16이 지금까지 나온 아이폰 중 가장 수리하기 편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전자제품 수리업체 아이픽스잇이 아이폰 16를 분해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엔가젯, 컬트 오브 맥 등 미국 IT 전문매체가 23일 보도했다.
아이픽스잇은 아이폰 16에 대해 “가장 수리하기 쉬운 아이폰"이라면서 ”이는 내부 구조 변경과 새로운 배터리 접착제 사용 덕분이다”이라고 밝혔다.
아이폰 16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개선점은 바로 배터리 교체 과정이다. 기존에는 배터리 교체 시 손으로 당기는 접착제가 사용됐으나, 이번 모델에서는 전류를 흘려보내 접착제를 분리할 수 있는 방식이 도입됐다. 애플의 수리 가이드에 따르면, 이 접착제는 저전력 전기를 흘려보내면 약 1분 30초 만에 쉽게 분리된다. 아이픽스잇의 분해 영상에서도 이 과정이 시연됐다. 샤람 목타리 아이픽스잇 기술자는 "이렇게 깔끔하고 부드럽게 배터리를 제거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아이폰 16과 아이폰 16 플러스만 이 새로운 접착제를 적용받았으며, 아이픽스잇은 이들 모델에 7점 만점에 10점 중 7점을 부여해 수리 용이성 측면에서 큰 발전을 인정했다. 이는 아이폰 15(4점)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개선이다.
배터리 교체 외에도 애플은 아이폰 16의 다양한 부품에 대한 수리 용이성을 개선했다. 아이폰 16의 A18 칩은 더 나은 열 방출을 위해 철 소재의 히트 싱크를 사용하고 있으며, 새로운 카메라 제어 버튼은 프레임에 레이저로 용접돼 있다. 이 버튼이 고장 나면 프레임 자체를 교체해야 하지만, 애플의 새로운 수리 어시스턴트 덕분에 부품 호환성 문제가 줄어들었다.
아이픽스잇은 애플의 수리 가이드 역시 잘 작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폰 16의 듀얼 엔트리 디자인 덕분에 여러 구성 요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배터리에 독립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 수리 과정이 더욱 간편해졌다는 점이 강조됐다.
아이폰 16 시리즈는 또한 페이스 ID 센서 하드웨어에 변화를 줬다. 트루뎁스 카메라는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문제 없이 다른 기기로 교체할 수 있게 됐다. 전엔 애플만 할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
또 애플은 수리 어시스턴트를 통해 부품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이나 수리 전문가들이 직접 새로운 부품과 중고 애플 부품을 기기에서 바로 설정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에 따라 수리점은 더 이상 애플과의 직접적인 통화를 통해 부품 설정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
추가로 아이폰 12 이후 모델에서는 트루뎁스 카메라를 기기에서 바로 설정할 수 있으며, 아이폰 프로 모델의 LiDAR 스캐너 역시 후면 카메라 모듈과 함께 수리 가능하다. iOS 18부터는 기기 내에서 수리 진단 기능이 제공돼 고객들이 두 번째 기기 없이도 필요한 부품 교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애플은 서드파티와 중고 애플 부품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서드파티 부품이 애플의 클라우드 서버에서 보정되지 않으면, 아이폰은 부품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부품을 활성화하고 기기 내 수리 기록에서 해당 부품이 서드파티나 중고임을 표시한다. 향후 업데이트에서는 서드파티 디스플레이에 트루 톤 기능과 서드파티 배터리에 대한 배터리 상태 표시 기능도 제공될 예정이다.
아이폰 16 시리즈는 이렇게 물리적 접근성, 부품 호환성, 수리 용이성 측면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아이픽스잇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