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골프 여신', ‘미녀 골퍼’ 등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안신애(33)가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측은 22일 미야기현 리후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51회 미야기 TV컵 던롭 레이디스 오픈 대회를 마친 뒤, 안신애가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공동 28위로 마무리한 안신애는 “은퇴식을 화려하게 치를 생각은 없었다”며 조용히 자신의 골프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안신애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4년간 일본에 오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지만, 올해 다시 일본 무대에서 뛸 수 있었다”며 복귀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한 해 동안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부친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아버지의 간병을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병 중인 아버지를 위해 가족과의 시간을 우선시하겠다는 안신애의 결정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난 안신애는 5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입회한 그녀는 2009년 KLPGA 투어에서 신인왕을 차지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0년에는 SBS투어 제1회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KLPGA 투어 첫 승을 거두었고, 같은 해 또 한 번 우승을 기록해 국내 골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5년에는 메이저 대회인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통산 3승을 기록, 국내 골프계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안신애는 2017년 일본 무대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JLPGA 투어에 진출한 그녀는 2019년 프로테스트에 합격해 본격적으로 일본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실력뿐 아니라 화려한 패션과 미모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안신애는 일본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고, 2019년부터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4년간 공백기를 가졌다.
짧지 않은 공백기를 거친 끝에 안신애는 지난해 JLPGA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투어에 복귀했다. 그러나 복귀 후에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한 그녀는 결국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안신애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실력이 부족했다고 느낀다”며 이번 시즌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후회 없는 선택을 했음을 전했다.
또 그녀는 팬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은퇴를 크게 알릴 존재가 아니기에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골프와 관련된 일을 이어갈 계획이 있다고 귀띔했다.
안신애는 자신의 골프 인생을 마무리하며 "저에게 골프는 세계를 누비게 해 준 여권과 같다. 세계에서 하나의 여권은 갱신이 필요하다. 오늘이 그때인 것 같다"며 남다른 의미가 담긴 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