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과 저녁의 시원한 바람이 반갑다. 역대급 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진 뒤라 기분이 한층 좋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하지만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만큼 화재에 대한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봄', 화재 사고 가장 많은 계절 1위
봄은 연중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로 조사됐다. 2월 소방청의 '화재 발생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봄철에 발생한 화재는 총 5만 4820건으로, 매년 평균 1만964건에 달한다. 이는 전체 화재의 28.3%를 차지하는 수치다. 겨울철 화재 비율은 28.1%로 두 번째로 높았다. 가을과 여름은 각각 21.9%와 21.7%를 기록했다.
월별로 보면 3월의 화재 발생이 가장 많았다. 평균 3865건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1월과 4월은 각각 3841건과 3724건으로 뒤를 이었다. 봄철은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낮으며 바람도 강하게 불어 다른 계절보다 화재 위험이 크다.
화재 원인으로는 담배꽁초와 음식물 조리 등 부주의가 절반을 넘는 56.5%(3만 972건)로 가장 많았다.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도 19.6%(1만 741건)를 차지했다.
봄철 화재로 인해 연평균 66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중 사망자는 91명, 부상자는 569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재산 피해는 평균 1조 7000억 원으로, 전체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 중 36.2%가 봄철 화재에서 발생했다. 이는 가을철 피해 규모의 두 배에 해당한다.
◆캠핑장 화재, 가을에 더욱 주의해야
가을이 되면서 캠핑장의 화재 위험도 커지고 있다. 20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와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캠핑장에서 총 2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명이 다쳤고 1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전북 지역에서 캠핑장 관련 화재는 가을철에 특히 많이 발생했다. 9월에서 11월까지 총 8건이 집계됐다. 화재의 주요 원인은 부주의로, 79.2%에 해당하는 19건이 이에 해당했다. 특히 휴대용 버너나 난로를 방치해 발생한 화재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쓰레기 소각과 음식물 조리 중 발생한 화재도 각각 2건씩 있었다.
2021년 10월, 완주의 한 캠핑장에서는 사용 후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숯을 버리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2022년 1월에는 텐트 내부에 설치한 난로에서 불꽃이 튀어 캠핑 장비들이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3년 4월에는 남원의 한 캠핑장에서 토치램프로 잡동사니를 태우다가 텐트와 캠핑용품 일부가 소실되기도 했다.
가을철 캠핑장에서 화재를 막기 위해서는 불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텐트와 화기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두고, 소화기 위치와 사용법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 바람이 강하고 건조한 환경에서는 불씨가 멀리 날아갈 수 있으므로, 지정된 장소에서만 불을 피우고 불씨는 물이나 흙으로 완전히 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