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기 동두천시에 거주하는 교육공무원 부부가 자연임신으로 다섯 쌍둥이를 출산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남아 3명과 여아 2명의 분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김준영(31)씨와 사공혜란(30)씨 부부는 지난 4월, 임신 5~6주 차에 다섯 쌍둥이를 확인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
김 씨는 "아기집이 5개 생긴 것을 보고 무게감이 달랐다"며 "첫 2주 동안은 우리 부부 둘 다 매일 울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교직에 있으면서 자녀 계획을 세웠지만, 한 번에 다섯 명의 아기를 가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사공씨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받고 배란유도제를 맞은 후 다섯 쌍둥이를 임신하게 됐다.
부부는 다섯 쌍둥이를 돌볼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김씨는 "전공의 파업 때문에 병원 진료가 힘들다는 병원이 많아서 다섯 쌍둥이를 돌볼 수 있는 병원을 빨리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전종관 교수님의 도움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출산을 준비할 수 있었다.
임신 기간 동안 사공씨는 큰 고통을 겪었다. 체구가 작은 사공씨는 배가 불러오는 속도가 빨라 몸을 가누기 어려웠고, 다섯 명의 아이가 태동할 때는 배가 찢어질 듯 아팠다. 임신 20주부터는 사실상 집에만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아내가 아기들을 품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들어 보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아기들은 27주를 채 채우지 못하고 세상의 빛을 봤다. 다태아 평균 임신 기간은 28주여서 짧은 편은 아니지만, 아기들은 12월까지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한다. 김씨는 "다니고 있던 이대목동병원에 신생아 중환자실이 없어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겼다"며 "의료상의 이유로 분만 일자를 미루긴 어려워서 수술 날짜를 잡았다"고 말했다.
아기들의 태명은 '팡팡레인저'로, 멤버가 다섯 명인 애니메이션 파워레인저에서 따왔다. 뱃속 태아 순서대로 그린, 블루, 옐로, 핑크, 레드를 붙여줬다. 이제 세상의 빛을 본 아기들에게 새 이름을 지어줘야 하지만, 김씨는 "이름은 더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저희 집안에도 갑자기 한 반이 생겼다"며 "원래 아이가 태어나면 교육적으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다짐이 있었는데, 막상 다섯을 낳으니까 그런 것 필요 없이 자유롭게, 재미있게 같이 키우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우선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임신과 출산으로 고생한 아내에게 "고생 너무 많이 했고, 확 바뀐 삶이 시작되는데 함께 잘 이겨내 보자"고 말했다. 다태아를 임신한 다른 부모들에게도 "힘을 많이 내시길 바란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