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들을 위해 쉬지 않고 문을 여는 약국이 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별장약국이다. 약국의 주인 이금봉(72) 약사는 지난 추석 연휴에도 영업을 했다. 이 약국은 서울시가 지원하는 공공 야간 약국 중 하나다.
서울시 공공 야간 약국은 시내 33곳인데, 규정에 따르면 공공 야간 약국은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반드시 영업을 해야 한다.
명절 연휴같은 때 비상시 약국을 찾는 이들이 있다.
경기도 광명시에서도 찾아 오는 사람들을 보고 이 약사는 "처음엔 없었던 사명감이 어느새 생겼다"라고 말했다.
관악구 대학동 종로늘푸른약국의 배수성(33) 약사는 일부 의사 공석으로 인한 의료 대란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한밤중에 손이 찢어진 환자가 병원 5곳에서 거절당해 우리 약국까지 왔다"며 "당장 꿰맬 수는 없으니 봉합 밴드로 응급조치만 해드렸는데도 고마워하셨다"라고 전했다.
배 약사는 서울시가 예산 문제로 공공 야간 약국을 축소하려 했을 때도, 동네 약국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라며 끝까지 약국을 지켰다고 한다.
그는 비응급 환자를 동네 약국에서 관리하면 병원의 부담도 덜어질 거라고 말했다.
배 약사는 "야간에 미열 같은 경증 환자가 굉장히 많다"며 "이들을 1차적으로 약국이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학병원 약사 출신인 박한슬 약사는 최근 SNS에 "연휴에 유독 많이들 겪는 경증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상비약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라며 약 복용 주의사항 등을 전했다.
박 약사는 대부분 약국이 문을 닫은 연휴엔 간단한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상비약을 갖춰두라고 조언했다.
그는 "소화가 안될 때 관습적으로 '소화제'를 많이들 드시지만, 사실 소화제는 이런 상황을 해결해주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소화제의 주된 성분들은 '소화효소'인데, 이건 우리 몸에 부족할 일이 잘 없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우리가 겪는 더부룩하고 체한 것 같은 증상은 여러 이유로 위장관 운동에 이상이 생겨서인 경우가 많다"면서 "평상시에도 꿈틀꿈틀 음식물을 입에서 변기까지 밀어내는 내장 기관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멈춰서 그런 현상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때는 소화제가 아니라 '위장관 운동 조절제'를 드셔야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다"면서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 처방이 필요한 보다 전문적인 약도 있지만,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위장관 운동 조절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리메부틴 성분이 들어간 약이 도움이 될 거라 했다.
갑자기 설사를 하는 경우에 박 약사는 "설사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열이 나는지, 그리고 혹시나 설사에 혈변 같은 게 보이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만약 그렇다면 감염에 의한 설사일 가능성이 높은데, 몸에서 나쁜 균을 빨리 몸 밖으로 밀어내려 설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하면 나쁜 균이 더 오래 장 속에 남으면서, 감염이 더 심각해지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열이 동반되거나, 피가 나오는 설사는 꼭 병원 가서 진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우리가 '배탈'이라고 하는 설사는 지사제를 먹는 게 좋다. 이제 제발 정로환은 드시지 말고 약국가서 로프민이라는 제품을 사서 드셔라"라면서 "로프민은 처음 2알, 다음부터는 1알씩 드시면 장 움직임을 늦춰 설사를 멎게 해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