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여행 중 가족과 연락이 끊겼던 한국인 남성이 프랑스 외인부대에 입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남성은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외인부대에 지원해 훈련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파리 여행 중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던 30대 한국인 남성 김모 씨가 실종 5개월 만인 자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프랑스 외인부대 군복을 입고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자신이 프랑스 외인부대에 입대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게시글에서 "6개월간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된 상태에서 훈련을 받았다. 글을 올리게 된 게 늦어진 이유다"라며 "프랑스 외인부대원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조용히 도전하고 싶었지만 가족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지 않아 걱정을 끼쳐드렸다. 모두 제 잘못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지난 4월 19일 프랑스를 혼자 여행하며 에펠탑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해당 사진을 마지막으로 아무런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다. 이후 가족들은 김 씨와의 연락이 두절되자 그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한인회와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2주가 넘도록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들은 현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대사관은 지난 5월 초 김 씨의 실종 사실을 알리는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이후 연락 두절 보름째인 지난 5월 4일 한 제보자를 통해 김 씨 소재가 파악되면서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제보자는 김 씨가 무사하다고 했지만 김 씨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은 김 씨의 신체적 상태에는 이상이 없으며, 특이한 점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프랑스 외인부대는 외국인이 지원할 수 있는 프랑스 육군의 정규 부대다. 입대 자격은 만 17세부터 만 39세 6개월까지로 일정한 신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외인부대는 프랑스 본토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여서 입대하는 외국인들은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할 기회도 제공받는다. 외인부대원으로 복무를 마친 경우 프랑스 국적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는 많은 외국인이 입대하는 동기 중 하나로 작용한다.
프랑스 외인부대는 1831년 설립된 이후로 약 150여 개국 출신의 외국인들이 입대해왔다. 외국인으로 구성된 부대이지만, 프랑스 군과 동일한 규율과 명령 체계 하에 훈련받고 작전 수행을 한다. 부대원들은 기본 훈련을 마치면 프랑스 육군의 여러 부대에 배치돼 작전을 수행하며, 전투뿐만 아니라 프랑스 국익을 위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과거에도 김 씨와 같은 사례가 몇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들이 외인부대에 입대하면서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던 경우도 드물지만 몇 번 발생한 적이 있다. 외인부대에 입대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지만, 프랑스 시민권 취득 기회와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 부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