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제주항공이 음악가와 함께하는 ‘음악 여행’을 기획해 화제다. 이는 취미를 즐기기 위해 떠나는 인터레스트립 증가에 따른 트렌드다. 인터레스트립은 취미나 흥미를 뜻하는 인터레스트와 여행을 뜻하는 트립을 합친 신조어다.
제주항공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안테나 소속 아티스트와 함께 오사카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심화반’ 승객을 모집했다. 여행심화반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해외 여행지를 관광하며 본인에게 맞는 취미를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이색 여행 상품이다. 여행심화반은 다음 달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상품은 두 가지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재즈피아니스트 윤석철이 진행하는 오사카 재즈·위스키 투어 ‘즐겁게, 음악’이다. 오사카 투어 참가자들은 오사카의 유명 재즈바를 방문해 음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위스키를 즐기게 된다. 두 번째는 싱어송라이터 이진아가 함께하는 교토 뮤직 피크닉 ‘냠냠냠’이다. 교토 투어 참가자들은 현지 요리 교실에서 일본식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보고 교토 도심 속 공원에서 소풍을 즐긴다. 이진아가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작성한 시와 글들을 직접 음악으로 만들어 연주하고 노래도 불러준다고 한다.
제주항공은 앞서 드로잉 작가 ‘카콜’과 함께 일본 마쓰야마를 떠나는 ‘낭만 그리기 여행’을 진행한 적 있다. 이 여행은 참가자들이 마쓰야마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항공은 앞으로도 도쿄 화방·문구점 여행, 시즈오카 후지산 캠핑 여행, 홍콩 사진 여행 등 다양한 여행심화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12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809명 중 70.7%가 ‘오직 취미나 흥미 요소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결정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인터레스트립의 인기를 증명하는 수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취미와 흥미를 반영한 여행 상품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추세에 발맞춰 다른 항공사 역시 고객들의 취미생활에 맞춘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형항공사인(FSC)인 아시아나항공은 축구와 여객을 엮었다. 이 항공사는 지난 9일~12월 31일 인천발 유럽(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로마, 튀르키예 이스탄불)행 항공권을 구매한 해당 기간 내 탑승객의 유럽 축구경기 관람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해당 승객이 영국 프리미어리그(토트넘 홋스퍼FC, 맨체스터 시티FC, 리버풀FC, 아스널FC 경기 등) 입장권을 구매할 경우 10%(최대 5만원) 할인해 주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유럽 공항 라운지 20% 할인(최대 2만원), 유럽지역 숙소 10만원 이상 결제시 9% 할인도 해준다.
국내 최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한진관광과 함께 운영하는 프리미엄 여행 브랜드 칼팍(KALPAK)은 공연과 여객을 결합했다. '선율과 함께하는 특별한 새해 인사, 2025년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란 고가 상품을 판매 중인 것. 12월 29일 인천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대한항공 여객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이동해 총 4개 공연을 공연장 1등석에서 관람하고 2025년 1월 6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 등 2개의 클래식 콘서트, 독일 작곡가 엥겔베르트 홈퍼딩크(1854~1921)의 '헨젤과 그레텔' 등 2개의 오페라 관람이 주 일정이다. 현지 최고급 호텔(2인 1실)에서 숙박한다. 성인 1인당 3200만 원이다.
이 같은 상품 출시는 여행 비수기에 점차 가까워지면서 항공사가 여객 수요 창출에 머리를 싸맨 결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실시한 '2024년 여행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 '올해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2,809명 가운데 70.7%(1,986명)가 "오직 취미나 흥미 요소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결정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인터레스트립의 인기는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개인의 취미와 흥미를 충족시키는 여행을 원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