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병원을 찾아다니며 치료받지 못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경북 구미에서 의식 저하로 쓰러진 70대 여성이 병원 수용 문제로, 직선거리로 100㎞가량 떨어진 경남 창원까지 이송된 후 숨졌다.
20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50분쯤 구미시 선산읍에서 70대 여성 A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구급대는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한 뒤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으나, 대구와 경북 지역의 21개 병원에서 수용 불가 답변을 받았다. 중환자실 병상 부족과 응급실 과부하가 그 이유였다.
결국 22번째로 연락한 창원의 한 병원에서 수용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고, A 씨는 오후 3시 50분경 헬기로 이송됐다. 하지만 A 씨는 창원 병원으로 이송된 지 몇 시간 뒤인 새벽에 숨졌다.
경찰은 A 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정부는 20일,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지역·필수 의료 부족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연휴 기간 보도된 고위험 분만, 손가락 절단, 복부자상 환자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이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의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 개혁이 더는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