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정몽규 축구협회장, 스스로 거취 결정하라” 퇴진 권고

2024-09-20 12:11

“스스로 거취 결정하는 게 명예로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향해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밝혔다. 그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 회장에게 명예롭게 물러나라고 사실상 퇴진을 권고했다.

2022년 4월 29일 오후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착공식에서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2년 4월 29일 오후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착공식에서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 장관은 "(정 회장이) 지금 4연임을 하려는 거다. (대한축구협회)는 회장을 두 번만 하게 돼 있는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허락해 3연임을 했다. 4연임을 하는 것도 그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요즘 국민 여론을 들어보면 오히려 (정 회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놓고 퇴진하라고 압박을 가한 셈이다.

유 장관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며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한 스포츠 에이전트가 프랑스 출신의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비롯한 여러 해외 감독이 축구대표팀 감독직에 지원했지만, 축구협회가 이를 무시하고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는 폭로가 있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SNS에 새롭게 올라온 얘기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라면서도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건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며 감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유 장관은 "축구협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나 국민들의 질타가 너무 크다. 축구협회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그동안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문제도 있었다. 또 그 전에 비리 축구인들 긴급 사면한 문제도 있었다. 그동안에 축구협회가 해왔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서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 장관은 "축구협회는 거의 400억 원 되는 예산 지원을 받는 공직 유관단체다. 문제가 있다면 정부 입장에서 챙기는 게 당연하다. 우리 지적을 받아들이고 감독을 새로 선임하든지 아니면 다시 절차를 밟아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을 그대로 유지하든지 결정은 축구협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축구협회 회장 임기는 4년이다. 이후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다만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지난 5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 세계총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지난 5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 세계총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home 이근수 기자 kingsma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