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7년 만에… 애플이 '아이폰 16'에 통화 녹음 기능을 탑재한 이유

2024-09-18 12:34

애플 정책 변화에 '눈길'

애플이 17년 만에 통화 녹음 기능을 아이폰 16 시리즈에 탑재한다. 아이폰 16은 한국을 포함한 1차 출시국에서 오는 20일 정식 출시된다.

애플 '아이폰 16' 프로 라인업. / 애플 공식 홈페이지
애플 '아이폰 16' 프로 라인업. / 애플 공식 홈페이지

IT 업계는 아이폰 16의 핵심 기능으로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꼽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통화 녹음 기능이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선보인 이후 통화 녹음 기능을 제외해 왔다. 이는 애플이 그간 프라이버시 보호를 우선시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연방수사국(FBI)이 여러 사건에서 애플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회사는 이용자 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부해 왔다.

이번 아이폰 16 시리즈에 통화 녹음 기능이 추가되면서 애플의 정책 변화가 눈길을 끈다. 다만, 통화 녹음 시 상대방에게도 녹취 사실을 고지해야 하며, 통화 당사자 모두가 동의해야만 녹음이 가능하다. 이는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중시하는 애플의 정책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통화 녹음 기능 도입이 늦어진 이유는 애플의 철학뿐만 아니라, 국가마다 다른 통화 녹음 관련 법률과 규제를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 녹음이 가능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통화 당사자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동의 없이 통화 녹음을 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아이폰의 통화 녹음 기능은 iOS 18 업데이트를 통해 다음 달 도입 예정이다. AI를 활용해 녹음된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능도 추가되며, 녹음된 데이터는 메모 앱에 저장된다.

애플이 통화 녹음 기능을 도입한 배경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AI 폰 시대의 도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16 시리즈의 AI 기능에는 통역, 요약 등 언어 지원과 사진·영상 편집이 포함된다. 이러한 AI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통화 녹음, 전사, 요약 기능도 함께 제공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아이폰 16 공개 발표에서 "AI는 사용자 경험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애플 '아이폰 16' 일반 라인업. / 애플 공식 홈페이지
애플 '아이폰 16' 일반 라인업. / 애플 공식 홈페이지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