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 심각...총리가 직접 14세 미만 SNS 금지령 내린 나라

2024-09-16 18:21

미국과 유럽에서도 SNS 관련 범죄 증가로 제한 조치 강화

호주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가 14세 미만 아동의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올해 내로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늦은 시각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어린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leksandra Suzi-shutterstock.com
늦은 시각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어린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leksandra Suzi-shutterstock.com

이는 아동·청소년의 지나친 스마트폰과 SNS 사용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에서 다양한 규제 조치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결정이다. 이탈리아에서도 14세 미만의 휴대전화 소유를 금지하고 16세 미만의 SNS 신규 계정 개설을 금지하자는 온라인 청원이 큰 호응을 얻었다.

스웨덴은 지난 3일 아동·청소년의 스크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세 미만은 TV와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아야 하며, 10대도 최대 3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2세 미만 아동이 TV 시청 등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SNS가 청소년 사이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마약 범죄 등에 악용되자 교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프랑스는 이달부터 중학교 200곳을 시범 선정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다. 학생들은 등교할 때 교사에게 스마트폰을 제출하고 하교할 때 돌려받는다. 미국의 11개 주에서도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거나 막는 법을 시행 중이다. 영국에서도 16세 미만에게 스마트폰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녀에게 기본 기능만 있는 '덤폰'을 사주려는 부모가 늘고 있다. 덤폰은 90년대 플립형 휴대폰이나 저성능 스마트폰으로, 전화와 문자, 기본 카메라 기능만 있고 제한된 웹 접속만 가능하다.

영국 통신업체 보다폰의 조사에 따르면, 8~14세 자녀를 둔 영국 부모 2000명 중 80%는 자녀가 부모와 연락용으로 휴대전화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67%는 자녀가 휴대전화를 갖더라도 전화와 문자만 가능한 피처폰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에서도 스마트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스마트폰 의존 현상이 심한 '과의존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검거된 딥페이크 범죄 피의자 중 10대가 73.6%를 차지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만 3~9세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 시간이 약 3시간으로, 이는 WHO가 권고한 하루 사용 시간의 약 3배에 달한다.

이들 중 29.9%는 24개월 이전에 스마트폰을 접하기 시작했다. 부모가 스마트기기와 게임을 많이 이용할수록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더 많이 제한하는 경향이 있었다. 스마트기기 이용을 제한하는 부모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3시간 15분으로, 제한을 두지 않은 부모보다 33분 더 많았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우리아이 SNS 안전지대 3법'이 발의되며 아동·청소년의 SNS 중독 예방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아동·청소년의 SNS 중독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과 '제2의 게임 셧다운제'가 될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