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블랙리스트 강력 수사 중인데 목록 업데이트·경찰 조롱 운영자 “부디 헛짓거리 그만”

2024-09-15 16:33

'참의사 리스트' 페이지 새 버전 14일 공개

최근 의료계에서 논란 중인 '의사 블랙리스트'(참의사 리스트) 페이지가 업데이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러한 행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페이지 운영자는 경찰을 조롱하며 신상 공개를 이어가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추석 연휴를 앞둔 13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1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의료 개혁에 반발하는 집단 사직 등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 등 의사와 의대생의 신상을 공개한 '참의사 리스트' 페이지의 새 버전이 전날 공개됐다.

해당 페이지는 지난 7일 응급실 근무 의사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페이지 운영자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을 삭제했다. 대신 근무 중인 전공의와 전임의(펠로), 강의실에 남은 의과대학 학생, 복귀를 독려한 의사 등의 신상을 다시 공개했다.

운영자는 "응급실 명단이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다뤄지는 것을 보고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친 것 같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동시에 다른 신상 정보가 여전히 남아 있고, 새로운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 반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페이지는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하지 않은 의사들을 '참의사'라고 명명하며, 그들의 신상을 공개해 이들을 비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운영자는 "경찰은 헛짓거리 그만하고 의사 선생님들 그만 괴롭히길 바란다"며 조롱 섞인 발언을 했다.

특히 경찰이 복귀 전공의 명단을 작성한 한 전공의에게 스토킹 혐의를 적용한 것을 두고 "경찰은 300번 스토킹한 사람을 불구속 수사하면서, 직장 동료 이름을 인터넷에 쓴 사람은 구속 수사하냐"며 경찰의 대응을 비난했다.

운영자는 자신이 의료계에 속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나는 의사도, 의대생도 아니다. 다만 의사 선생님께 큰 은혜를 입어 도와드리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정부는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블랙리스트 작성자와 유포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했고, 대통령실 역시 "신상 털기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엄단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경찰 또한 명단 공개와 모욕, 협박 등 조리돌림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러한 블랙리스트 유포는 의료계 내부의 합리적인 논의를 막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