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로 호흡기 질환을 조기 감지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

2024-09-12 15:24

폐로 가는 공기의 흐름을 방해해 호흡 곤란 겪게 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함으로써 증상 악화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호흡기 질환. / 19 STUDIO-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호흡기 질환. / 19 STUDIO-shutterstock.com

미국의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연구진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ERS) 연례 회의에서 사람의 목소리 변화를 통해 COPD를 초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OPD는 폐기종과 만성 기관지염을 포함하는 폐 질환을 통칭하며, 폐로 가는 공기의 흐름을 방해해 환자들이 호흡 곤란을 겪게 한다.

COPD 증상이 재발할 경우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입원 위험과 사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28명의 COPD 환자에게 12주 동안 매일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도록 요청했다. 환자들은 숨을 쉴 수 있을 때까지 "아~" 소리를 낸 다음 짧은 단락을 읽거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녹음을 진행했다.

이 연구는 환자들이 매일 COPD 증상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16번의 발작 재발 사례가 있었다.

연구진은 음성 녹음을 분석해 증상 발작과 일치하는 변화를 찾았다. 그 결과, 발작 직전에 환자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숨이 막히거나 쉰 목소리가 나는 '지터(jitter)' 현상이 많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스트리흐트대학병원 로에스 판 베멜 박사(호흡기내과)는 "평상시 환자 녹음과 악화 첫날 녹음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며 "이는 증세 악화 초기에 말소리가 크게 변화한다는 우리의 가설을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견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돼야 하지만, 연구진은 이미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환자가 호흡 문제를 더 잘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스마트폰 앱 개발 계획을 세웠다.

박사는 "앱이 개발되면 가정환경에서 악화를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음성 분석은 잠재적으로 다른 호흡기 질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많은 호흡기 질환에 있어 음성 생체지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학술회의서만 발표됐고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친 저널에 게재되기 전이기 때문에 정식 발표가 아닌 예비 연구로 간주되고 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