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야, 명절에 제발 안 오면 안 되겠니?” 호소하는 한 시어머니의 사연

2024-09-17 00:05

며느리 사과는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고민 중인 사연자

한국 사회에서 명절은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중요한 행사로 여겨진다. 하지만 명절이 다가올 때마다 고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사회적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morn Suriyan-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morn Suriyan-shutterstock.com

최근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이 추석을 앞두고 며느리의 안하무인격 행동으로 인해 고충을 겪고 있는 시어머니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자인 60대 여성 A 씨는 과거 호된 시집살이를 겪은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A 씨는 며느리에게는 절대 시집살이를 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며느리가 들어온 후 A 씨는 가능한 한 며느리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잘해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며느리는 A 씨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제사 준비나 집안일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심지어 제사상 준비가 거의 끝나갈 때쯤 와서는 "일이 바쁘다"며 핑계를 댔다. 손자가 과일을 먹고 싶다고 하면 본인이 직접 깎아주는 것이 아니라 A 씨를 쳐다보며 일을 시키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A 씨는 며느리에게 일을 강제로 시키고 싶지 않았고, 싸우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명절에는 오지 않아도 된다. 너희끼리 여행을 가라"고 말했지만, 며느리는 매번 명절에 어김없이 찾아왔다.

심지어 A 씨가 며느리에게 상이라도 닦으라고 말하자, 며느리는 지금껏 설거지를 한 남편에게 이를 떠넘기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는 A 씨에게 제사 준비를 자신이 할 테니 올라오기만 하라고 제안했다.

A 씨가 며느리의 집에 도착하자 며느리는 A 씨가 비밀번호를 보지 못하게 막으며 "눈을 감으세요"라고 요구하는 등 A 씨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행동에 A 씨는 속으로 어이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 설날에 폭발했다. 며느리는 아들과 함께 전을 부치다가 기름이 튄다며 소리를 질렀고, 아들에게 "넌 진짜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뭐냐"며 면박을 줬다.

이에 그치지 않고 며느리는 손자를 향해 "넌 아빠 닮지 마라. 아주 멍청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A 씨는 며느리에게 "목소리 좀 낮춰라"라고 말했지만, 며느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이후 며느리는 술을 잔뜩 사 와 마신 후 친척들 앞에서 "저는 시부모님 돌아가시면 제사 안 지낼 겁니다"라고 말하며 고부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결국 A 씨는 아들에게 "너 며느리 데리고 나가라"고 소리쳤고, 며느리는 집에서 쫓겨났다.

며칠 뒤 며느리는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일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사과했고, 결국 A 씨는 며느리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박상희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명절에 술주정하며 다투는 며느리와 추석에 안 만나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요?"라는 A 씨 고민에 "요즘은 며느리들만 옛날처럼 화병이 나거나 상처받는 게 아니다. 어머니들도 며느리나 아들 눈치 보는 게 너무 괴롭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다. 명절이 끝나고 나면 너무 많은 분들이 막 우울증에 걸리시고 이혼한다고 하는데, 결국 그 원인의 핵심엔 말이 있다. 서로 정말 하면 안 되는 질문들과 말을 많이 하고, 감사나 애정 표현은 잘 안 하는 것 같다. 말을 좀 서로 예쁘게 하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제사에 대해 미리 의논을 한 다음 제사를 치른다면 업무 분담을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조언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서로 안 맞으면 억지로 보는 것보단 각자도생해야 한다", "명절 때 각자 자기 부모님께 가는 게 현명한 것 같다", "그냥 같이 모여서 밥 한 끼 먹고 헤어지든가. 왜 이리 서로 힘들게 음식하면서 감정까지 상하는지...", "이건 고부갈등이라기보단 며느리 인간성 문제 같은데?"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