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반토막'났다…추석 연휴 앞두고 응급실 비상

2024-09-12 14:05

총 53개 병원 중 응급실 부분적 폐쇄해야하는 병원 7곳으로 나타나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의사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의료 시스템에 큰 위기가 닥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응급실.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응급실. / 뉴스1

12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밝힌 지난 9~10일 수련병원 53개소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응급실 의사 수가 42%나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문의 수는 528명에서 501명으로 27명 줄었다. 전문의 수가 감소한 병원은 29개소(54.7%), 변화가 없는 병원은 12개소(22.6%), 늘어난 병원은 12개소(22.6%)다.

응급실 전공의 수만 따지면 같은 기간 384명에서 33명(91.4%)으로 급감했다.

총 53개 병원 중 응급실에 의사 수가 15명 이상으로 3인 이상의 의사가 한 번에 근무할 수 있는 병원은 고작 7곳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사가 5명 이하로 근무할 경우 24시간 동안 응급실을 운영하기 어려워지는데, 이같은 이유로 응급실을 부분적으로 폐쇄해야하는 병원은 7곳으로 나타났다.

전의교협은 "응급실 방문환자의 경우 환자 1인당 평균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8시간을 근무하면 일반적으로 20명 이내의 환자만 진료할 수 있다"며 "1인 근무의 경우 동시에 환자가 내원하면 1인의 의사로는 대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응급실 전체 근무 의사의 수는 40% 정도 감소했지만 1인 근무병원의 취약점과 배후 진료의 약화 등으로 현재 수련병원 응급실은 50% 이상의 진료 역량이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피로도 증가, 환자 관리 어려움, 소송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사직하려는 응급의학과 의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입원실 1000개의 대학병원 응급실에 의사 1인 근무라는 게 믿어지는가"라며 "정부는 이를 '문제 없는 병원'으로 통계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정부의 명령이 없더라도 휴가도 없이 국민을 위해 응급실을 지킬 것이고 능력이 되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추석 이후에도 현재의 아슬아슬한 상태가 지속하면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교수와 전문의의 피로도 증가로 응급실 진료가 더 축소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월 말부터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일부 전공의들이 병원을 사직하는 등 의료 공백 사태로 인해 전국 응급실엔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료 현장에 군의관을 투입했지만, 현장에선 환자를 받아주는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