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가려 하자, 가을 모기들이 말썽이다.
8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두 달 동안 전국 11개 시도, 13개 지점 축사에서 채집된 모기 개체수는 4990마리로, 평년 평균치와 비교해 약 20% 감소했다.
이는 유달리 더웠던 이번 여름의 폭염과 열대야가 배경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폭염 일수는 2018년과 1994년에 이어 역대 3번째인 22일을 기록했다.
알과 유충이 자랄 만한 물웅덩이가 줄어들고 집중 호우가 이마저도 날려버리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을로 접어들면서 모기 개체 수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채집된 모기 수는 725마리로, 평년 평균치와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가을 기온이 예년보다 높고 일본뇌염 매개 모기가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일본뇌염 매개 모기의 경우 올해 322마리가 채집됐으며, 이는 평년 같은 기간 171마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모기는 알에서 성충이 되는 데 약 12일이면 충분하다. 한 마리가 100개 이상의 알을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좋아 개체 수 증가 속도가 빠르다.
국내 일본뇌염 환자는 대부분 5월에서 11월 사이에 발생하며, 환자 80%는 9월에서 10월에 집중된다.
9월은 벌초, 나들이 등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의 발생 빈도가 정점에 달해 모기물림 예방수칙 준수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뇌염에 걸리면 대부분 발열,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뇌염으로 진행될 경우 고열과 발작,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인 2011년 이후 출생자들은 표준 예방접종 일정에 맞춰 일본뇌염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29일 올해 들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뇌염 환자 2명이 동시에 확인된 가운데 방역 당국은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