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히 확산하는 충격적인 온라인 범죄... 소유 등 연예인들도 고통 호소

2024-09-08 11:22

소유는 “고소해 봤지만 추적이 어렵다...”

최근 사이버플래싱이라는 디지털 성범죄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사이버플래싱은 가해자가 자신의 나체 사진이나 성적 이미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전송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로, 디지털 성범죄의 한 형태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길거리에서 일어났던 '바바리맨' 사건이 이제는 온라인으로 옮겨온 모습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 Isolation photo-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 Isolation photo-Shutterstock.com

30대 여성 김 모 씨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받은 한 메시지로 인해 불쾌한 경험을 했다.

메시지 발신자는 "이것 좀 한 번만 급하게 봐달라"며 김 씨에게 접근했고, 이를 눌러본 순간 느닷없이 남성의 나체 사진이 전송됐다.

김 씨는 사전에 몇 차례 비슷한 메시지를 받아본 경험이 있었기에 놀랐지만, 신속하게 메시지를 삭제하고 발신자를 차단했다. 김 씨는 "이 같은 성희롱성 메시지를 1년에 대여섯 번은 받는다"며 "이제는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바바리맨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8일 발표한 '2023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 괴롭힘 피해자는 2018년 251명에서 2022년 500명으로 5년 사이 2배가량 증가했다.

사이버 괴롭힘은 휴대전화나 SNS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적 메시지나 촬영물을 전송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의 90.2%는 여성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0대와 20대가 전체 피해자의 84.8%를 차지해 젊은 여성들이 주요 타깃임을 알 수 있다.

직장인 손 모 씨도 텔레그램 메시지로 성기 사진과 함께 하트 모양 이모티콘을 받은 적이 있다.

손 씨는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어서 지인이 아닐까 싶어 무서웠다"며 "텔레그램은 추적이 어렵다고 해서 신고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손 씨는 가해자가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또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불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사이버플래싱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발생한다. 특히 애플의 에어드롭 기능이 악용되는 사례도 많다. 에어드롭은 반경 약 9m 이내의 애플 기기 사용자에게 익명으로 사진이나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다.

지난해 여대생 주 모 씨는 등굣길 버스정류장에서 에어드롭을 통해 나체 사진을 전송받았다. 주 씨는 "옆에 있던 다른 여성도 놀란 표정을 지으며 휴대전화를 확인했는데, 근처에 있던 누군가가 그런 사진을 무작위로 전송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주 씨는 비슷한 일을 당할까 봐 에어드롭 기능을 아예 꺼두고 다니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가해자를 추적하는 것이 어렵고, 설령 신고하더라도 처벌 수위가 낮아 실질적인 법적 대응이 미비한 상태다.

가수 소유도 지난 5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성적 사진을 다수 받았다고 고백했다. 소유는 "고소해 봤지만 인스타그램은 추적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