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큰 가을을 맞아 식중독 주의보가 내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중독 현황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식중독 환자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팬데믹이 끝난 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에는 1590명이 식중독에 걸려 환자 수가 가장 많았고, 7월과 8월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여름철 무더위와 맞물려 식중독균이 쉽게 증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식중독은 식품 속 유해 미생물이나 유독물질을 섭취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보통 세균 섭취 후 72시간 이내에 발병하며,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세균으로는 노로바이러스, 살모넬라, 캄필로박터,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있다. 이들 세균은 4~60˚C의 온도에서 증식하며, 특히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가을철에도 식중독 발생 위험은 여전히 높다. 2019~2023년 가을철 식중독 발생 건수는 총 309건, 환자 수는 5976명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은 살모넬라가 48건(2068명)으로 가장 많았고, 병원성대장균과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가 그 뒤를 이었다.
음식은 살모넬라 등 식중독균에 오염돼도 냄새나 맛의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끓이거나 익혀 먹는 등의 식중독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개인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음식을 조리하기 전과 화장실 사용 후에는 비누 등 손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깨끗하게 손을 씻어야 한다. 달걀과 생고기 등을 만진 후에도 반드시 손을 다시 씻고 조리해야 한다.
살모넬라균과 병원성대장균은 열에 약해 가열조리를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육류나 가금류는 중심 온도 75℃에 1분 이상 가열해 섭취해야 한다.
가열이나 조리하지 않고 섭취하는 채소류는 염소 소독제에 5분간 담근 후 수돗물로 3회 이상 세척해야 한다. 세척·절단 등 전처리 과정을 마친 식재료를 상온에 오래 보관하면 미생물이 쉽게 증식할 수 있으므로 바로 섭취해야 한다.
칼과 도마 등 조리도구는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육류·생선, 채소·과일 등 식재료별로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조리한 도구 등을 세척할 때는 그 주변에 조리 없이 바로 섭취하는 식재료나 조리된 음식을 미리 치워 세척한 물이 혼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2시간 이내에 섭취하고 바로 섭취하지 않을 경우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김밥과 같은 조리식품을 햇볕이 드는 차량 내부나 트렁크 등에 방치하면 식중독균 증식의 위험이 높다.
야외활동 시에는 아이스박스를 이용해 10℃ 이하로 보관·운반해야 한다.
박윤선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식중독은 조리된 음식뿐 아니라 수영장 물, 음료 속 얼음, 바닷물 섭취로도 발생한다"며 "기온이 높지 않은 봄철에도 식중독이 발생하는 것처럼 가을이 다가오는 지금도 방심할 수 없는 시기"라고 경고했다.
이어 "당분간 음식은 냉장·냉동이더라도 가급적 보관을 피하고 소량씩 조리·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