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로고 파우치엔 콘돔이… 용산 뒤집은 남녀 고위 공무원 불륜사건

2024-09-07 07:13

“휴대폰 대화창에 뜬 빨간색 하트 의심”
당사자들 “모함”…법원 “불륜관계 인정”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 뉴스1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 뉴스1

용산 대통령실로 파견된 정부 부처 남녀 고위 공무원(4급)의 불륜 관계 정황이 드러나 관가가 떠들썩하다. 두 사람은 행정고시 동기로 모두 배우자가 있는 기혼자다.

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남성 간부 아내는 지난 7월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남편 A 씨와 여성 간부 B 씨가 불륜 등 부정행위를 저질러 국가공무원법상 공직자 품위유지 의무 등을 위반했다”며 공직기강비서관실에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C 중앙부처 소속 A 씨는 2022년 4월, D 중앙부처 소속 B 씨는 2023년 7월 각각 대통령실로 파견됐다.

매체에 따르면 자녀를 양육 중인 A 씨 아내는 진정서에서 “A·B 씨가 2023년 7월부터 최근까지 불륜 행위를 지속했다”며 “주로 퇴근 후 호텔을 방문하거나 주말 당직에 맞춰 만났는데, 일부는 근무 시간 중 호텔을 이용하거나 저녁에 외출(호텔 방문)한 뒤 다시 대통령실로 돌아와 야근한 정황도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대통령실 특활비를 골프 레슨 등에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매체에 따르면 A 씨 아내는 지난해 12월 우연히 뒤에서 남편 휴대전화 화면 대화창에 뜬 빨간색 하트 모양 이모티콘을 보고 부정행위를 의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A 씨는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올해 초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A 씨 아내는 지난 4월 12일 대전지법에 남편의 일명 ‘오피스 와이프’로 지목된 B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B 씨가 2023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최소 14차례에 걸쳐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을 비롯해 서울 시내 호텔·모텔을 이용한 내역과 A 씨 승용차 등에서 발견된 파우치(작은 가방) 사진 등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대통령실 로고가 찍힌 파우치 안엔 콘돔 등 각종 성인용품이 담겼다.

증거 중에는 지난해 11월 2일 A·B 씨가 서울 한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 포옹하는 장면이 찍힌 보안카메라(CCTV) 영상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A·B 씨 측은 일부 만남을 인정하면서도 “과도한 사생활 침해이자 괴롭힘·모함”이라며 “외려 A 씨 아내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항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난 6월 “오랜 기간 불륜 관계와 부정행위가 인정된다”며 B 씨가 A 씨 아내에게 3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A 씨는 진정이 제기되기 직전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했다. B 씨는 지난 6월 인사 발령으로 소속 부처로 복귀했다.

진정을 접수한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지난 7월 말까지 A·B 씨를 상대로 1차 조사를 마친 뒤 그 결과를 두 사람이 소속된 부처에 통보했다. 현재 해당 부처에서 징계 여부를 논의 중이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