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70세트 주문하고 배달 직전 "오지 마라"… '당당한 노쇼'에 학생들 직접 나섰다

2024-09-06 16:01

대학원 소속 학생의 디저트 70세트 노쇼… 해당 학교 과학생들 대신 구매

경남의 한 대학교 근처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가 대량 주문 취소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사연이 전해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A씨는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근 대학교에서 입금해 주겠다고 해 단체 주문 70세트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주문은 커피와 디저트 세트다. 커피는 2500원, 디저트는 3000원 상당이었다.

A씨는 “학교 행사는 당일 결제하는 경우도 있어 아침에 문자로 입금 요청을 한 번 더 하고 디저트를 만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디저트와 커피를 모두 만든 후 배달 직전, 주문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황당했다. “입금하지 않았으니 취소된 거 아니냐며 오지 말라”는 주문자의 말에 A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사람들이 디저트를 느끼해서 싫어한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더 빨리 취소 연락을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또한 “내가 반값이라도 결제해달라고 했지만 주문자는 ‘취소 연락 안 해서 죄송하지만 결제는 못하겠다’고 당당히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A씨는 혼자 운영하는 가게라 2시간 동안 주문도 받지 못하고 디저트를 만들었다며 “배달 출발 직전에 취소 통보를 받고 한동안 넋이 나간 채 1시간을 허비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마치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후 A씨의 SNS에는 10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누리꾼들의 응원과 격려가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내가 사고 싶다”, “그 학교 학생인데 제가 다 죄송하다”, “정말 양심이 없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위로했다.

이후 A씨는 당일 취소된 커피 70잔을 중고 거래 앱에 금액을 낮춰 올렸고 이를 알게 된 해당 대학교의 한 학과에서 모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다들 내 일처럼 화내주고 다양한 정보를 알려줘서 정말 고맙다. 덕분에 세상이 살만하다고 느꼈다”며 “노쇼로 너무 속상했지만 여러분 덕분에 기분이 나아지고 앞으로 대응하는 방법도 배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연이 전해지자 해당 대학교 측은 "주문자는 대학원 측이 아닌 대학원 소속 학생"이라며 "이번 사건은 대학원생과 카페 간 문제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학교측은 양측의 입장과 향후 방향,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