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꽃집서 일하고 밤엔 대리운전하며 3형제 키우던 가장 덮친 음주운전자의 기겁할 정체

2024-09-06 13:51

가해자 “피해자 회복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던 남성을 가격해 의식불명 상태로 빠뜨려 구속된 60대 운전자가 은퇴한 의대 교수로 드러났다. / MBC 뉴스 영상 캡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던 남성을 가격해 의식불명 상태로 빠뜨려 구속된 60대 운전자가 은퇴한 의대 교수로 드러났다. / MBC 뉴스 영상 캡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던 남성을 가격해 의식불명 상태로 빠뜨려 구속된 60대 운전자가 은퇴한 의대 교로 밝혀졌다고 MBC가 5일 보도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60대 운전자 신모 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신 씨는 지난 3일 오후 9시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렉서스 승용차를 운전하다 인도로 돌진했다. 그의 차는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 있던 50대 대리운전기사 장모 씨를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신 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250%. 면허 취소 기준을 훨씬 초과한 만취 상태였다.

피해자 장 씨는 사고 직후 건물 외벽까지 튕겨 나갈 정도로 강하게 충격을 받았다. 머리와 등을 크게 다쳐 현재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장 씨는 홀로 3형제를 키우며 생계를 책임져 온 가장이다. 오랫동안 운영하던 꽃집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말부터 밤엔 대리운전을 병행해왔다. 사고 당시 장 씨의 막내아들이 군 휴가를 나와 있었던 상황이라 가족들의 충격이 더욱 컸다.

신 씨는 서울의 한 국립대학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3년 전 은퇴했다. 서울 강남에서 병원을 개업한 이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신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씨는 서울 청계산 등산로 입구 근처에서 술을 마신 후 3km가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그의 차량은 장 씨를 들이받은 뒤에도 멈추지 않고 인근 식당의 통유리창을 깨고 나서야 멈췄다. 이 과정에서 식당의 일부 집기가 파손됐으나, 다행히 추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은 MBC 인터뷰에서 신 씨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눈동자가 풀리고 말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취해 있었다"며 경찰이 음주 측정을 시도했지만 술에 너무 많이 취해 제대로 측정조차 어려웠다고 증언했다.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이 의식불명인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할 말이 있는지 묻자 신 씨는 "모든 게 제 불찰이다. 피해자 회복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경찰은 신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지인들이 음주운전을 방조하지는 않았는지 조사했으나, 지인들은 이미 자리를 떠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 씨는 음주운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신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장 씨 가족은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다. 장 씨 형은 동생이 대리운전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사고 이후에야 알았다고 전했다. 장 씨는 생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해왔다. 막내아들이 군복무 중일 때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할 만큼 가족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