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유명 관광지 폐쇄하게 만든 범인, 알고 보니 한국 유튜버? (영상)

2024-09-05 11:27

보홀 버진 아일랜드, 무기한 폐쇄 결정

이하 필리핀 보홀 버진 아일랜드의 훼손된 산호. / '보홀 아일랜드 뉴스' 홈페이지 캡처
이하 필리핀 보홀 버진 아일랜드의 훼손된 산호. / '보홀 아일랜드 뉴스' 홈페이지 캡처

필리핀의 유명 해양 관광지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환경이 훼손돼 무기한 폐쇄되면서 필리핀 정부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각종 정황으로 미뤄 범인이 한국인 유튜버일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어 '나라 망신' 비판이 거세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 2일(현지 시각) 필리핀 보홀주 지역 매체인 '보홀 아일랜드 뉴스'는 스노클링 명소인 '버진 아일랜드' 입장이 무기한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아리스 아우멘타도 보홀주 주지사는 기자 회견을 통해 "관련 정부 부처에 버진 아일랜드의 무기한 폐쇄를 권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해당 권고에 따라 버진 아일랜드를 관리하는 위원회가 해당 구역을 폐쇄하거나 지역에서의 모든 인위적 활동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홀섬의 속도(屬島·큰 섬에 부속된 섬)인 버진 아일랜드는 푸른 바다와 흰 모래사장으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크고 작은 산호와 열대어들을 만나볼 수 있어 보홀 내 '스노클링의 성지'로 불린다. 우리 한려해상국립공원처럼 필리핀 국가 차원의 환경 보호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보홀 아일랜드 뉴스' 홈페이지 캡처
'보홀 아일랜드 뉴스'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매체에 따르면 최근 버진 아일랜드 해중에서 둘레 11m, 지름 3.7m인 희귀 대형 산호가 외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에 의해 훼손된 걸로 나타났다.

산호에는 알파벳 대문자로 "SOYUN(소윤)", "KIM(김)", "MIN(민)", "MOJAK(모작)", "KAGO(카고)", "HARO(하로)", "LE(레)", "TOM(톰)" 등이 1㎜ 두께로 새겨져 있다.

가해 외국인의 국적을 두고 온라인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국내 누리꾼은 한국인 유튜버의 소행으로 결론지었다. '김, 민, 소윤' 같은 한국식 이름 각인에 기반한 의심만은 아니었다.

에펨코리아·유튜브
에펨코리아·유튜브
에펨코리아·유튜브
에펨코리아·유튜브

이 누리꾼은 5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현지 매체의 보도 내용과 함께, 한 한국인 유튜버가 자기 채널에 게시한 영상을 묶어서 올리며 다른 누리꾼들의 판단을 구했다.

영상을 보면 '우기 시즌 혼자 보홀 여행 가기'라는 제목하에 한 다이버가 산호에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글자를 새기고 있다. '돌멩이로 뭔가 쓰고 계시는 우리 포토크래프'님이라는 자막이 친절히 달렸다. 알파벳이 새겨진 산호를 배경으로 '열심히 내 이름 써주셨다 ㅎㅎ'는 자막도 박혔다.

누리꾼은 "(파문이 커지자) 저 유튜버는 영상 다 내리고 런(도망)쳤다'는 설명을 달았다. 현재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은 검색되지 않는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나라 망신이다", "왜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제발 해외 나가서 창피한 행동 하지 말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