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30대인데 벌써…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심각하다는 '이것'의 위험성

2024-09-05 09:34

30·40대 뇌출혈 환자 증가…후유장애 위험성 커

최근 젊은 층에서 뇌출혈 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 뇌출혈은 갑작스레 찾아오고 일단 발병하면 회복하더라도 큰 장애를 남길 수 있다.

뇌출혈의 원인과 위험성, 예방법을 알아보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두통. / 픽사베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두통. / 픽사베이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60세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30·40대에서도 뇌출혈 발생이 점차 늘고 있다. 생활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소아·청소년기부터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등을 갖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 영향이 성인기로 이어진 것이 원인이다.

국내에선 매년 10만명당 24.6명이 뇌의 안쪽에 가느다란 혈관이 터지는 ‘뇌내출혈(ICH)’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이는 전체 뇌졸중 환자의 10~20%를 차지한다. 젊은 사람의 뇌출혈 발병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서 45세 미만의 경우 10만명당 1.9명 정도 겪는다.

국내 연구진은 젊은 층의 고혈압과 비만, 음주, 흡연, 고중성지방혈증, 뇌소혈관질환(cSVD) 등을 뇌출혈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30·40대 환자 10명 중 7명은 뇌 깊은 곳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그럴 경우 대부분 반신마비, 실어증, 치매, 정신병 등 후유장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뇌. / 픽사베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뇌. / 픽사베이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 교수와 서울의대 장주성 교수팀은 2011~2021년 뇌출혈로 입원·치료받은 30~49세 139명을 연구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중 뇌동맥류, 뇌종양, 동정맥기형, 해면상혈관종 등 기저 뇌 질환들을 제외하고 ‘자발성 뇌출혈’로 입원한 73명을 최종 분석했다.

해당 연구 논문에 따르면 73명 중 남성이 대다수(83.6%)를 차지했다. 또 비만에 해당하는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 초과가 45.8%, 현재 흡연 47.2%, 고혈압 진단 41.1%, 과도한 알코올 섭취(월 15일 이상 음주) 30.6%, 고중성지방혈증(150㎎/㎗ 초과)인 경우가 33.3%였다.

또한 젊은 뇌출혈 환자의 상당수가 출혈이 뇌 깊은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가 고여 형성된 혈종의 74%가 시상 및 기저핵(55%) 뇌간(11%) 소뇌(8%)에 집중됐다.

연구팀은 “뇌종양이나 동정맥 기형 등은 개인이 노력한다고 안 생기는 병이 아니고 발생이 예정돼 있다"며 "하지만 자발성 뇌출혈은 개인 노력으로 충분히 예방하거나 발병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30·40대 뇌출혈 환자의 혈종 분포. / 중앙대병원
30·40대 뇌출혈 환자의 혈종 분포. / 중앙대병원

박용숙 교수는 “뇌 깊은 곳은 뇌간처럼 대뇌 피질 정보가 모여서 내려가는 신경로가 밀집돼 있거나 기저핵, 시상 소뇌처럼 대뇌와 운동·감각 기능을 서로 조율하는 기능을 한다”며 “대뇌는 상대적으로 양옆, 앞뒤로 넓게 위치하고 깊은 뇌는 이 영역과 조율 기능을 작은 곳에 집약해 갖고 있어서 이 부분의 세포가 손상되면 대뇌의 넓은 영역 손상과 맞먹는 신경 결손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분석 대상 뇌출혈 환자의 60%가 사망(19%), 식물인간(19%), 심각한 장애(14%), 거동 가능한 장애(19%) 등 대체로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또 뇌 MRI 영상 분석이 가능했던 39명 가운데 51.3%에서 뇌내미세출혈과 뇌백질 변성이 관찰됐다. 이는 뇌출혈 발생 전에 이미 뇌 변성이 시작된 것을 의미하는데, 고혈압과 관련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는 “뇌의 미세혈관은 고혈압에 매우 취약하다. 일정 기간 고혈압에 노출되면서 혈관 끝이 막히거나 미세하게 터지거나 혈관 벽이 압력을 방어하느라 딱딱해지는 형태로 변성되는 거로 추정된다”며 "고등학생이나 입대 전 신체검사 때 혈압이 높다고 들었던 사람들은 뇌출혈 위험 그룹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 혈압과 몸무게를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젊은 남성에게서 과체중과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이 늘고 있는데 건강을 자신하고 안일한 마음을 갖거나 고혈압약을 한 번 먹으면 평생 복용해야 하니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릇된 상식으로 관리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뇌출혈의 주요 위험 요인은 대부분 예방·관리할 수 있으므로 경각심을 갖고, 젊을 때부터 혈압 및 체중 조절, 금연 등을 통해 자신과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상황이 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