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약 2주 앞두고 채소와 임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추석 제사상에 오르는 제사용품 중 과일과 소고기 등 인기 품목을 제치고 가격 상승률 1위를 기록한 품목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추석을 앞두고 서울 25개 구의 시장 90곳과 유통업체 18곳, 일반 슈퍼마켓 19곳, 전통시장 16곳 등에서 판매하는 제사용품 24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총 8개 품목이 지난해 추석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 중에서도 가격 상승률 1위를 기록한 품목은 과일이나 고기류가 아닌 채소류, 바로 시금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00g 기준, 1만 2469원이었지만 올해는 1만 6338원으로 31.0%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시금치 가격은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가격을 경신했다. 시금치 가격이 이렇게 뛴 이유는 올해 기록적인 폭염이 전국을 덮치면서 시금치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햇밤(1㎏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1427원에서 올해 1만 3470원으로 17.9% 상승해 가격 상승률 2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돼지고기(다짐육·뒷다리)와 햇배가 전년 대비 각각 12.6%와 11.9%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고, 깐 도라지(6.9%)와 소고기(산적용·일반육·6.1%), 송편(4.8%), 명태살(4.2%) 등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다.
시금치와 밤 등의 가격이 크게 뛰면서 주요 제사용품 가운데 채소와 임산물이 전년 대비 9.6%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외에 축산물은 1.1%, 기타식품은 0.9%, 수산물은 0.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사과'로 불리며 높은 가격을 자랑했던 사과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격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5개 기준 2만 674원을 자랑했던 사과는, 올해 1만 7649원으로 오히려 14.6%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이밖에 식용유(-10.6%), 곶감(-5.1%), 청주(-2.4%), 밀가루(-1.7%), 두부(-1.3%) 등 일부 품목도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