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나가' 외침에도, 올해 관광객 5000만 명 몰린 나라

2024-09-04 16:53

스페인 일부 주민, 과잉 관광 반대 집회

스페인을 찾는 외국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과잉 관광’ 반대 시위 / 연합뉴스
바르셀로나 ‘과잉 관광’ 반대 시위 / 연합뉴스

최근 스페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월 스페인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 수는 약 5340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휴가철인 7월 한 달 동안 1090만 명의 외국 관광객이 스페인을 찾았다. 이는 지난해 7월보다 7.3% 증가한 수치다.

외국 관광객들이 스페인에서 소비한 금액도 크게 늘었다. 7개월간 약 711억 유로를 지출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금액이다. 7월 한 달 동안에는 155억 유로 이상을 사용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사상 최고치다. 이처럼 관광업은 스페인 GDP의 평균 14%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산업이다.

스페인을 가장 많이 찾은 국가는 영국으로, 지난 7개월간 총 1050만명이 다녀갔다. 그 뒤를 이어 프랑스인 700만명, 독일인 680만명이 스페인을 방문했다. 지역별로는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에 1150만명이 몰렸다. 발레아레스 제도, 카나리아 제도, 발렌시아 등 주요 관광지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관광객 급증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 단기 숙박업소 증가로 주택난과 교통난, 환경 오염 등이 악화하면서 거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바르셀로나, 말라가, 카나리아 제도 등 인기 휴양지에서는 과잉 관광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바르셀로나 지역 주민들은 대규모 관광 반대 집회를 열었다. 150개 단체 30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너희는 환영받지 못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호텔과 식당 테라스를 봉쇄하고, 식사를 하는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쏘기도 했다.

유럽 주요 여행지를 중심으로 과잉관광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각국 정부는 관광객 제한을 위해 세금 부과 등 다양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도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