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뇌전증 환자들을 위한 '희망' 만들어냈다

2024-09-04 11:29

기존 진단법보다 소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여

국내 연구진이 뇌전증 환자의 치료 약물 모니터링을 위한 새로운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4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세브란스병원 이상국 부교수팀과 협력해 나노물질을 기반으로 한 첨단 질병 진단 기술과 치료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진단법만큼 정확하면서 소요 시간과 비용을 줄여 환자의 질병 관리 부담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Worawee Meepian-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Worawee Meepian-Shutterstock.com

다수의 뇌전증 환자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습관성 발작을 억제하기 위해 항경련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는 항경련제 농도 진단 기술은 검사 정확도와 소요 시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높은 정확도를 위해 시료를 전기분무 방식으로 이온화한 후 분석하는 질량분석법도 사용하지만 소요 시간이 길고 진단비용이 많이 들어 환자의 부담이 크다.

이에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나노물질을 통해 기존 질량분석법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물질인 몰리브덴 디텔루라이드(MoTe2)와 텅스텐 디텔루라이드(WTe2) 혼합물을 분석 시료에 투여한 후 레이저로 이온화한 결과, 진단 약물의 검출 속도와 민감도를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Worawee Meepian-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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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실제 뇌전증 환자 120명의 시료를 연구진이 개발한 진단 기술로 분석한 결과, 기존 진단법에 비해 신뢰성을 99.9% 이상 유지하면서 소요 시간은 16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시료의 양도 10배 이상 늘어나 검진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팀과 협업해 망막 질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약물 전달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했다.

이 기술은 나노물질이 치료 성분을 보호하기 때문에 목표 부위까지 안전하게 전달되고, 산화 스트레스가 감지될 때만 성분을 방출하기 때문에 주사 1회당 효과 지속 시간도 길다.

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이태걸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출연연과 국내 대학병원이 협업했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뇌전증과 망막 질환 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진전까지 보여주고 있다.

뇌전증 환자들에게는 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져 일상 생활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망막 질환 치료 기술 역시 주사 횟수를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