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전 하고 싶은 말 있냐” 판사 묻자 유아인, 작은 목소리로...

2024-09-04 08:03

재판부 “도주 우려가 있다” 법정구속

마약 관련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엄홍식)이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가운데, 구속 직전 남긴 마지막 말이 알려졌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3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아인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150여만 원 추징, 약물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명령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유아인을 법정구속했다.

'구속' 유아인 / 뉴스1
'구속' 유아인 / 뉴스1

눈길을 끈 건, 그의 마지막 발언이었다. “구속 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유아인은 잠시 머뭇거리다 “심려와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형을 선고받은 유아인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법정구속됐다.

이날 재판부는 "의료진의 경고에도 수면마취제와 수면제 의존에 더불어 대마까지 흡연하는 등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여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범행기간과 횟수, 방법, 수량 등에 비춰 비난의 여지가 상당하다"며 "관련 법령이 정한 관리 방법의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죄질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랜 기간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앓아왔고,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투약·매수하게 된 동기가 주로 잠을 잘 수 없었던 고통 때문으로 참작할 바가 있다"며 "피고인 스스로 의존성을 고백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아인은 2020년 9월∼2022년 3월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차례에 걸쳐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두 종류의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와 지난해 1월 공범인 지인 최모(33)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대마 수수와 대마 흡연교사,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미용 시술을 위한 수면 마취를 가장하는 방식 등으로 181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뉴스1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미용 시술을 위한 수면 마취를 가장하는 방식 등으로 181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뉴스1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 “피고인이 함께 하자고 해 당사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려 함께 흡연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고 매체는 말했다.

한편,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된 지인 최 씨에게도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약물 프로그램 40시간 수강 명령도 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