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동훈은 술 안 마시는 윤석열 대통령”

2024-09-03 11:38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판매하는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일 페이스북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이 한 대표가 추진했던 ‘제3자 추천 채해병 특검법’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 기사를 소개하며 한 대표를 두고 “술 안 마시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비판했다.

이 의원은 “본인의 제안을 진지하게 추진해보지도 않고 슬그머니 철회한다"면서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판매하는 것인가?"라며 한 대표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식언을 하고 입을 씻고 지나칠 거라면 윤 대통령과 무엇이 다르냐"며 "채수근 해병과 그의 가족, 박정훈 대령과 그의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날 이데일리는 국민의힘이 한 대표가 추진했던 채해병 특검법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단 소식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한 대표는 대법원장이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방식의 ‘채해병 특검법’을 전당대회 출마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당내에서 강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추진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채해병 특검법을 철회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압박하는 방향으로 당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원내 의원 10명을 설득해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해도 당이 쪼개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실상 당론 차원이 아니면 추진이 어렵다”며 “공수처가 수사를 빨리 끝내도록 재촉하고, 이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사기탄핵 특검을 주장하며 야권을 압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채해병 특검법을 두 차례 발의했지만,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법안이 결국 폐기됐다. 이에 한 대표는 수정된 방식의 특검법을 내세워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대통령실과 친윤계 중심으로 특검법에 대한 반대가 강해지면서 추진 동력이 크게 약화했다. 여기에 친한(친한동훈)계 내부에서도 특검법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 대표의 리더십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대표는 여야 대표 회동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특검법 관련 발언에 공식적으로 언급을 피하며 당내 이견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기존 한 대표의 주장을 언급하며 “채해병 특검법에 증거 조작을 포함하자”고 압박했지만, 한 대표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비공개 회담에서 한 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기한에 맞춰서는 특검법 추진에 대한 당의 입장을 낼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을 '돈키호테'에 비유한 바 있다. 그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을 돈키호테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자신이 하는 일이 개혁이라고 생각하고 개혁에는 반대가 따르기 마련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 "하지만 이는 마치 돈키호테가 풍차를 거인으로 오인하고 돌격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롭게 돌아가는 풍차를 기득권의 저항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보편적인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