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을 뽑는 과정에서 잡음이 빚어진 것은 축구협회 시스템이 붕괴했기 때문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설동식 한국축구지도자협회장이 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날 정책 토론회에는 설 회장, 정용철 서강대학교 교수, 윤영길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정연욱 국회의원(국민의힘),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세훈 경향신문 기자가 참석했다.
설 회장은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한 홍명보 감독이 말을 번복하고 사령탑을 맡은 것은 축구인이 아니라 축구협회의 시스템 붕괴 때문이라고 직격하고 축구협회가 현장 지도자와 전혀 교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도 "경제학을 전공한 아르센 벵거 감독이나 체육 교사였던 조제 무리뉴 감독은 엘리트 축구 선수 출신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좋은 감독이 됐다. 도제식 교육에 박제된 지도자 육성 체계에 다양성 반영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리천장 때문에 다양한 스타일의 지도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한 부회장은 "축구협회의 잡음이 있었던 사안에 죄송하다. 미숙하고 부자연스러웠던 것에 대한 비판은 축구협회가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나아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왜곡이나 과장, 작금의 우리 사회에 팽배하고 만연한 갈등과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비난은 삼가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도자의 유리천장을 없애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경력이 미천하면 잘 안 해준다. 학부모도 유명 지도자가 와줘서 해주기를 바란다. 축구협회 시스템에 문제인지, 현장과 사회 문화적 문제인지 구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홍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부임설을 강하게 부정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입장을 번복하고 제75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