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여아가 열과 경련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한 시간가량 응급실을 찾아 다니다 결국 뇌 손상을 입고 의식불명에 빠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오후 8시 40분쯤 A 양이 열이 나고 경련 증상을 일으켜 A 양의 어머니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신고 11분 만에 구급대원이 집에 도착했지만, 구급차는 곧장 출발할 수 없었다. 경기 서북권역 병원 6곳에 전화했지만 “받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급한 대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향했지만, 역시 진료를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2번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A 양은 가까스로 응급 진료를 받게 됐다. 119에 신고한지 무려 한 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약을 투여해 곧바로 경련은 멈췄지만, A 양은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 병원 11곳은 진료할 '의료진이 없다'며 이송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병원의 거부로 4차례 이상 환자를 재이송한 사례는 17건이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대교수 단체는 지난 2일 성명에서 “정부 발표와 달리 이미 많은 응급실은 정상적인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붕괴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의대 증원을 중단하는 것이 사태 진정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정 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의료개혁에 관해 묻는 기자들에게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특히 지역의 종합병원 등을 가 보시라”고 말하며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 비상 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