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불법 음란물을 제작하다 들킨 아들을 둔 일부 학부모들이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반성도 없이 자기들의 자식만 걱정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30일 'X'(옛 트위터), '학폭딥페이크대책본부' 등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한 학부모의 글이 네티즌들을 분노하게 했다.
공유된 사진에는 최근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불법 음란물을 만들던 중학생 3학년 아들의 만행을 알게 된 학부모가 작성한 글이 캡처돼 있었다. 해당 글은 이날 네이버 카페 '학폭딥페이크대책본부'에 올라왔다.
이 학부모 A씨는 "아들은 중3이다. 최근 또래 여자아이 하나를 두고 본인들(친구들과 함께)끼리 단톡방에서 그 (여자)아이의 딥페이크를 뿌리며 성적으로 희롱한 게 문제가 됐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상대 여자 부모는 '(해당 사안을) 학폭위로 넘길 거다' 하는데 (아들이 피해 여학생에게) 신체적으로 폭력을 가하진 않은 거 같다. 이거로 학폭위 넘어가겠냐"라고 물었다.
또 공유된 다른 사진에도 딥페이크 텔레그램 방에 있었던 아들이 처벌받을까 봐 걱정된다는 내용의 글이 캡처돼 있었다.
학부모 B씨는 "아들 나이 만 15세다. 딥페이크 방에 들어가 있던 걸 우연히 알게 됐다. 일단 방 나오게 하고 텔레그램 탈퇴시키고 했다. 다신 하지 말라고 엄청 혼내긴 했는데 미성년자도 처벌 나오냐. 누가 막 7년씩 나올 수 있다고 하더라. 그건 성인한테만 적용되는 거 맞냐"라며 불안해했다.
해당 글들을 접한 네티즌들은 자기 아들 때문에 상처받은 피해자에 대한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아들만 신경 쓰는 학부모들의 태도에 분노했다.
이를 접한 'X'(옛 트위터) 네티즌들은 "신체 폭력만 폭력이냐. 처벌받을까 봐 불안한 일상을 즐겨라. 피해자는 오로지 가해자 때문에 그 불안을 겪었다", "학폭위는 무슨... 경찰에 넘기고 고소해야 하는 문제인 거 같다", "아니 진심이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중3 아들 딥페이크 학폭 관련 문의하는 학부모, 잘못한 아들을 법정에 세울 생각부터 하는 게 맞지 않냐" 등 반응을 보였다.
딥페이크 불법 음란물 제작·유포 논란은 최근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지인이나 모르는 사람 등의 사진을 합성해 불법 음란물을 만들고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이 발각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 3년간 전국 경찰에 신고된 딥페이크 성 착취 범죄는 2021년 156건, 2022년 160건, 2023년 180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딥페이크 범죄의 피해자는 주로 10대로 파악됐다. 이어 20대, 30대, 40대 등이 이었다. 실제 허위영상물 피해 미성년자는 2021년 53명에서 2022년 81명, 2023년 181명으로 2년 만에 불과 3.4배가 됐다.
현행 법률 중 딥페이크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14조의 2′가 있다.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 촬영 및 영상물을 음란하게 편집·합성하거나 유포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이다.
다만 피해자가 19세 미만 아동이나 청소년일 경우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가 적용된다. 문제 영상을 소지하거나 시청하면 1년 이상의 징역, 제작·배포할 경우엔 최소 징역 3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