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였다”…여객선서 쓰러진 환자를 구한 4명의 영웅들

2024-08-29 17:18

선사 측 긴급 안내방송 듣고 달려와 응급조치

여객선에서 쓰러진 심정지 환자를 전직 간호사와 비번이었던 소방대원들이 구해낸 사연이 알려졌다.

29일 오전 인천∼덕적 여객선에서 전직 간호사 배지영(사진 정면) 씨가 소방대원들과 함께 심정지 상태인 환자에게 응급 처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9일 오전 인천∼덕적 여객선에서 전직 간호사 배지영(사진 정면) 씨가 소방대원들과 함께 심정지 상태인 환자에게 응급 처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9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8분쯤 인천~덕적 항로를 운항 중이던 여객선에서 A(47·남) 씨가 식은땀과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이에 선사 측은 긴급 안내방송을 통해 "위급 환자가 발생했으니 의료계 종사자가 있으면 도와달라"고 지원을 요청했다.

방송을 들은 전직 간호사 배지영(32·여) 씨는 긴급 상황임을 직감하고 A 씨에게 달려가 상태를 확인했다.

A 씨가 경련을 일으키며 심정지 상태에 빠진 것을 확인한 배 씨는 곧장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다.

A 씨를 돕기 위해 달려온 사람은 배 씨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비번이었던 인천 중부소방서 덕적119지역대 소속 심준규·서원택 소방위와 김태성 소방장 역시 선사 측의 긴급 안내방송을 듣고 달려와 구조 작업에 나섰다.

인천소방본부 중부소방서 덕적119지역대 소방대원들이 인천∼덕적 항로 여객선에서 심정지 상태인 환자를 구조했다. 왼쪽부터 서원택(소방위), 김태성(소방위), 심준규(소방장). / 인천소방본부
인천소방본부 중부소방서 덕적119지역대 소방대원들이 인천∼덕적 항로 여객선에서 심정지 상태인 환자를 구조했다. 왼쪽부터 서원택(소방위), 김태성(소방위), 심준규(소방장). / 인천소방본부

배 씨와 소방대원들은 자동제세동기(AED) 등을 활용해 A 씨가 호전되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A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호흡과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들은 여객선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할 때까지 A 씨에게 눈을 깜빡이도록 하며 호전 여부를 계속해서 확인했다.

A 씨는 현재 신고를 받고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배 씨는 "3월까지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해서 배운 대로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였다"며 "주변 도움이 없었으면 혼자서 못 해냈을 텐데 환자가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하니 다행이다"고 말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