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간송미술관이 다음 달 3일 정식 개관한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첫 분관으로,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이 미술관은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보화각)의 첫 분관이다.
이번 개관을 기념해 국보와 보물 전시를 포함한 다양한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연면적 8003㎡(약 2400평) 규모로 건립됐다.
이번 개관전은 '여세동보-세상 함께 보배 삼아'라는 주제로 다음 달 3일부터 12월 1일까지 열린다. 간송 전형필이 수집한 '훈민정음 해례본'(국보)과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신윤복의 '미인도'(보물) 등 국보·보물 40건 총 97점을 선보인다.
특히 '훈민정음 해례본'은 서울 외 지역에서 전시되는 것은 발견 이후 84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이 개최한 역대 국보·보물 전시 가운데 최대 규모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대구시 시립미술관인 대구미술관 옆에 위치해 있으며, 국제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된 최문규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설계를 맡았다. 최 교수는 "오랜 전통을 지닌 기존 지형의 높낮이나 자연 환경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며 "건물이 드러나기보다는 미술을 담는 담백한 그릇으로서 존재하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다양한 전시 공간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하 1층에는 전시실 2개소와 야외 수공간이 있으며, 지상 1층에는 전시실 4개소, 수리복원실, 아트숍, 강당, 휴게시설이 있다. 지상 2층에는 매표소와 도서자료실, 강의실, 야외 마당이 있으며, 지상 3층에는 사무 공간이 마련됐다. 특히 '보이는 수리복원실'은 방문객이 창문 너머로 문화유산의 수리·복원 과정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전시실 1에서는 산수, 인물, 풍속 등 다양한 장르의 회화와 조선 문예를 대변하는 서적을 선보인다. 이정의 대나무 그림, 정선·심사정의 산수화, 김홍도의 고사인물화, 신윤복·김득신의 풍속화 등 다양한 회화 작품이 소개된다.
전시실 2는 소수의 인원이 들어가 작품 하나에 몰입해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신윤복의 '미인도'가 이곳에 걸렸다. 전시실 3에서는 현대미술 작가 송예슬과 협업한 3점의 미디어 아트 작품이 훈민정음 해례본과 함께 전시된다.전시실 4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불교미술과 도자기, 서예 작품들이 전시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대구미술관과 인접해 있어 현대미술과 고미술이 만나는 문화 클러스터로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백인산 대구간송미술관 부관장은 "대구간송미술관은 지역민들이 우리 문화를 쉽게 향유할 수 있고 문화보국 정신을 연결·확장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은 "서울간송미술관은 봄·가을 정기적인 기획전을 연다면, 대구간송미술관은 연중 내내 다채로운 상설·기획 전시, 교육·행사로 관객들을 찾아간다"고 밝혔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대구광역시는 2016년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운영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미술관 설립을 추진해 왔다.
총사업비는 446억 원으로 2022년 1월 착공해 지난 4월 준공됐다. 대구에 새로운 시립미술관이 건립되는 것은 2011년 대구미술관 개관 이후 13년 만이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보이는 수리복원실'을 운영하며 수리복원에 특화된 미술관을 지향한다. 복원 노하우를 공유하며 종이류 문화유산이 많은 지역사회에 공헌할 계획이다. '간송의 방'은 연구자이자 예술가, 교육자였던 간송의 삶과 정신을 보여주는 유작 26건, 총 60점을 전시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앞으로 중·남부 지역의 미술 거점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나갈 것이다. 지속적인 연구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등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가치확산에 기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