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아파트 물놀이장 사고 여아 끝내 사망…목격 주민이 무겁게 꺼낸 말

2024-08-27 10:24

경기도 화성 동탄 아파트 단지 내에서 8세 여아 사망

경기 화성 동탄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물놀이 시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8세 여자아이가 끝내 숨진 가운데, 당시 상황을 직접 목격한 주민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 동탄 아파트 물놀이장 모습 / 유튜브 'MBCNEWS'
사망 사고가 발생한 동탄 아파트 물놀이장 모습 / 유튜브 'MBCNEWS'

26일 뉴스1에 따르면 사고가 난 아파트 주민 A 씨는 자신의 SNS에 당시 상황에 대한 목격담을 올렸다.

A 씨는 "코로나 이후로 아파트에서 큰 행사를 열어 아이들, 어른들 모두 기대했다"며 "토요일엔 큰아이들은 작은 아이들과 놀아줬고, 친한 지인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아이들을 지켜보며 아파트 직원분들, 부모들 모두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학원만 다니던 아이들에게 이만한 휴가는 없었다. 그래서 모르는 주민끼리 눈인사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서 "일요일 마지막 타임에 뉴스에 나오는 일(물놀이장 사고)이 일어났나 보다. 우리 아이들은 남편이 지켜보고 난 푸드트럭을 찾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고 회상했다.

A 씨는 "옆을 보니 축 늘어져 바닥에 누워 있는 여자아이에게 심폐소생술(CPR)과 인공호흡을 번갈아 진행하는 모습이 보였다"라며 "아이 옆에 엄마로 보이는 분은 무릎 꿇고 안절부절못했다. 심폐소생술 하시던 주민분이 아이랑 혼자 나온 아버지라서 또 다른 주민이 심폐소생술을 이어받았다"고 했다.

이어 "'곧 깨어나겠지'라는 기대로 지켜봤는데 아이는 깨어나지 않았고 아이 엄마는 한 번씩 비명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 사이 아파트 직원분이 심장충격기 챙겨서 헐레벌떡 오셨다. 다른 아이들은 놀던 상황이라 직원들은 정리하며 더 큰 피해 없도록 최선을 다했고, 나를 비롯한 부모들은 구급대가 신속히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피해 아이의 엄마를 대신해 상황을 계속 수습해 나갔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사고 이후 물놀이는 바로 중단됐고, 주민 모두 한마음으로 아이의 회복만을 바라며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어 A 씨는 "너무 속상하게도 뉴스나 댓글에 누구를 탓하는 글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더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누구 하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던 상황이라 더 안타깝다"며 "이유야 어찌됐든 아이의 사고가 너무 황망하고 비통한 마음 뿐"이라며 슬픔을 드러냈다.

지난 25일 오후 1시 46분쯤 경기 화성시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물놀이 시설에서 8세 B 양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B 양은 보호자 동행 하에 수심 40~50㎝의 물놀이 시설에서 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B 양이 미끄럼틀을 타다가 시멘트 바닥으로 잘못 떨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B 양에 대한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