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터진 학교서 여학생들만…” 현시각 전국 학부모 분노케 한 사연

2024-08-27 08:45

딥페이크 영상 제작·유포 범죄 터진 한 학교의 대처 방식 논란

전국적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음란물 제작·유포가 유행하는 가운데 피해자가 발생한 한 학교의 대처 방식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6일 네이버 맘카페 '맘스홀릭 베이비'에 올라온 사진 /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
지난 26일 네이버 맘카페 '맘스홀릭 베이비'에 올라온 사진 /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

여성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유포로 피해자가 발생한 한 학교에서 여학생들만 학교 강당에 따로 불러 각별히 주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이 분노를 표출했다.

지난 26일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에 올라온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딥페이크 터진 학교 여학생들만 강당에 불러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글쓴이는 "딥페이크 터진 학교에서 여학생들만 강당에 불러서 조심하라고 했다고 한다. (여학생들이 강당에 불려 간 동안) 남학생들은 축구했다고 한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대체 여자들이 뭘 조심해야 하는 거냐. 밤늦게 다니지 마라, 짧은 거 입지 마라, 술 많이 마시지 마라, 클럽 가지 마라, 한여름에도 속바지 꼭꼭 챙겨 입어라 등등. 조심하고 조심해도 가만히 있는 사람 찾아서 사진으로 딥페이크 만드는데 대체 어떻게 더 조심해야 하는 거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 나라 딸들은 SNS도 못 하겠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조카딸에 딸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너무 속상하다. 22만 명 다 사형시켰으면 좋겠다"라며 분노했다.

이를 접한 '맘스홀릭 베이비' 회원들은 "그러게 말이다. 범죄자들이 잘못한 걸 왜 피해자들이 조심하고 다녀야 하는지. 이러다 히잡도 쓰겠다", "여학생들이 너무 불쌍하다. 무슨 죄가 있다고 뭘 조심해야 하는 거냐. 단단히 잘못됐다. 한숨밖에 안 나온다", "남학생들 불러다가 정신 교육해야 한다. 오히려 이러면 사진 안 내린 여자애 탓이라고 가해 남자애들한테 좋은 핑곗거리 주는 꼴이다. 진짜 우리나라 성 가치관 수준 심각하다. 여자들한테 몰카 조심하라고 하던 시절에서 바뀐 게 없다", "너무 화난다. 예전부터 유구하다. 여자만 조심하라는 거", "진짜 저것조차 여자애들 탓이냐. 죄명은 셀카 찍어 프로필 한 죄냐. 진짜 미친 나라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 딥페이크 텔레그램 방 캡처 / 연합뉴스
한 딥페이크 텔레그램 방 캡처 / 연합뉴스

최근 한 대학에서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영상물이 유포한 사건이 드러난 데 이어 비슷한 종류의 텔레그램 대화방이 잇달아 발견돼 파문을 일고 있다. 심지어 가입자가 십수만 명에 이르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채널도 발견됐다. 이 텔레그램 채널의 가입자는 13만 34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 청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올해 1~7월 초·중·고교 텔레그램 성 착취 신고를 10건 접수, 이와 관련해 14세 이상 청소년 10명이 입건됐다.

가해자들은 주로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라온 여성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저장해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중에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고교생 등 미성년자는 물론 교사와 여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NS 등에 '피해 학교 명단'으로 떠도는 곳만 100곳은 넘어 학생들을 비롯해 딸을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혹시 내 자녀 사진도 이용된 것은 아닌지' 하는 공포심 또한 커지고 있다. 가해자 신상이라며 남성 다수의 이름과 얼굴이 담긴 게시물도 확산하고 있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여성들은 자신의 사진이 담긴 SNS 계정을 비공개로 설정하거나 아예 SNS에서 얼굴이 담긴 사진을 모두 내리고 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