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버린 시금치 가격... 4㎏에 무려 31만원 (오른 이유)

2024-08-26 15:47

생산 농가도 식당도 미칠 판

시금치 자료사진 / 픽사베이
시금치 자료사진 / 픽사베이
채소 가격이 미친 듯하다. 최근 가락시장에서 시금치 4㎏ 한 상자(10단)가 31만원에 경매됐다고 경향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식자재마트에서 근무하는 A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체는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지난 22일 가락시장에 방문해 경매에 참여했다는 A 씨는 “시금치 경매가가 4㎏ 한 상자(10단)에 31만원씩 했다”며 “한 단에 3만 1000원꼴이라 아예 손도 못 대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락동 시장 농산물 시세’ 홈페이지에 따르면 A씨가 방문한 날 가락시장에선 4㎏ 한 상자 기준 특등급 시금치가 31만 8385원에, 상등급 시금치가 20만 9396원에 경매됐다.

하루가 지난 23일엔 특등급 시금치가 27만 3700원에 거래됐다. 이후 특등급 기준 24일 15만 2455원으로 내려가는가 싶더니 26일 18만 7928원으로 다시 값이 급등했다. 지난 1일 4만 8827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금치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짐작할 수 있다.

시금치 값만 오른 게 아니다. 청양고추의 경우 지난 23일 특등급 10㎏ 한 상자가 11만 1136원에 경매됐다. 이는 지난 1일(5만 4397원)보다 2배 넘게 오른 것이다.

상추 가격도 크게 올랐다. 상등급 4㎏ 한 상자가 23일 4만 1685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2만원 안팎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2배가량 오른 셈이다.

마포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남성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매출은 그대로인데 식자재 가격만 올라 미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채소값이 올라도 농부가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경남 함양군에서 20년 넘게 고추·상추를 키우고 있는 60대 농부는 경향신문에 “더위가 심해 상추 등의 뿌리에 이상이 오고 지상부의 잎은 증식이 안 되고 있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생산량이 30%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4㎏짜리 상추 한 상자가 평소 7000원에서 3만 5000원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정작 생산이 안 돼 매출은 50% 이상 떨어졌다”고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