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배우 이혜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빅토리’(감독 박범수)가 개봉 2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빅토리'는 1999년 세기말, 거제의 댄스 콤비 필선(이혜리)과 미나(박세완)가 댄스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혜리는 극중 필선 역할을 맡아 댄서가 꿈인 '춤생춤사' 고등학생을 열연했다.
‘빅토리’는 '싱글 인 서울'을 연출한 박범수 감독의 신작이다. 특히 제작자인 이안나 안나푸르나필름 대표는 프로듀서 시절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등을 선보이며 흥행에 성공한 만큼, ‘빅토리’ 또한 '써니'처럼 향수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복고풍에 여성 배우를 중심으로 고등학생의 청춘을 그려낸다는 요소가 닮아있기도 하다.
여기에 혜리의 캐스팅은 흥행 보증 수표였다. 이 대표는 뉴스1과의 인터뷰서 “예능에서 보여준 에너지, 춤을 추는 모습, 리더십 있는 모습이 있어서 거기서 필선의 캐릭터를 가져왔다”고 말하며 혜리의 대표작 '응답하라 1988'의 덕선 역할도 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개봉 이후 받아 든 성적표는 생각보다 초라했다. 개봉 당일인 지난 14일 3만 6217명 관객을 동원, 1주 차 총 관객 수는 20만 5103명에 그쳤다. 개봉 12일 차인 26일 기준, 누적 관객 수 29만 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순위는 7위에 머물러야 했다.
‘빅토리’ 손익분기점은 누적 관객 수 250만 명 가량으로, 현재까지 손익분기점의 10분의 1 지점에도 못 미치고 있어 사실상 달성은 불가능한 상태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작품이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자, 혜리는 안타까운 심정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영화 '빅토리' 홍보 중 팬에게 응원 손 편지 한 통을 받은 뒤 “목 놓아 울었다”고 털어놨다.
혜리는 최근 자신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뭐냐 하면 꾹 꾹 눌러 담은 마음들이 너무 고맙고 믿어지지가 않아서 자꾸만 울게 되어버리는 거야. 사실은 서로를 탓해도 되는 걸. 모두가 자책하고 있는 우리에게 제일 들리는 말은 바로 이 응원이더라고. 목 놓아 소리 내서 엉엉 울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랜만이지만 확실한 건 오늘 그 이유는 고마움이라는 거!"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혜리는 "생각보다 빨리 마지막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끝에 끝까지 이 마음을 보답하고 한 명 한 명 붙잡고 인사할 거야. 너무 소중한 마음을 나눠줘서 고마웠다고. 덕분에 무너지지 않았다고. 오늘도 잠이 들지 않는 밤을 보내며 마음 한 편에 희망을 갖고 내일을 시작할 거야! 난 짱 멋진 추필선이니까!"라고 '빅토리'와 팬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을 향한 혜리의 애정이 남달랐던 만큼, 아쉬운 마음이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혜리는 이번 작품에서 치어리딩에 첫 도전, 촬영 시작 전후로 6개월 동안 매일 8~9시간 트레닝을 받는 열정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으로 영화 홍보에 임했다. 앞서 혜리가 X를 통해 영화 ‘빅토리’를 홍보했는데, 한 누리꾼이 ‘빅토리 어떤가요. 얼마 전에 개봉했는데 꽤 괜찮은 모양이더라’라고 글을 올리자, 혜리는 직접 ‘빅토리 재밌어요ㅠㅠ’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 밖에도 누리꾼이 ‘빅토리 이제 상영 2주 차인데 (상영) 시간표 왜 이래, 직장인 어떻게 보라고’라고 호소하자 혜리는 ‘내가 미안해’라며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