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인데 왜 일을 크게 만드나”… 언어장애 학생 집단 성추행 한 초등생 부모의 충격적인 말

2024-08-25 13:50

초등생 5명, 언어장애 여학생 수차례 성추행 정황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ormezz -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ormezz -shutterstock.com

지난 4~5월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 5명이 언어장애를 가진 여학생을 수차례 성추행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학교 교사가 피해 학생의 이상 행동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밝혀졌다.

피해 학생의 부모 A씨는 지난 24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가위바위보 놀이에서 여러 가지 벌칙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저희 아이의 성기를 만지는 것이었나 보다"라며 깊은 충격을 드러냈다.

또한 피해 학생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가해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로부터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은 성 관련 사건의 경우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세부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고 피해 사실은 경찰을 통해 부모에게 전해졌다.

또한 학교는 가해 학생들을 피해 학생과 분리 조치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등교를 정지시키는 데 그쳤으며 이후 용인교육지원청에서 전담 조사관들이 파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JTBC가 확보한 학교폭력심의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구들이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며 서로 책임을 전가했다. 피해 학생이 말을 못 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위를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충격적인 발언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학폭심의위는 ▶여러 학생이 성적인 신체 접촉을 공모했고 언어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점에 대해 '심각성 보통' ▶4월과 5월의 가해 행위를 반복한 것에 대해 '지속성 낮음' ▶장난으로 생각해 피해 정도를 깊게 인식하지 못했고 피해 학생이 장애가 있다는 점을 인지해 '고의성 낮음' ▶비록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있으나 반성하고 있어 '반성·화해 정도 높음' 등의 이유로 가해 학생 5명에게 학교봉사 처분을 내렸다.

일부 가해 학생의 부모는 "장난에서 시작한 일을 왜 이렇게 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학교가 피해 학생이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학교 측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현재 피해 학생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이상행동을 보이는 등 2차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기남부경찰청은 가해 학생들과 학교 측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