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비계는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강하다. 비계가 기름 덩어리라서 해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돼지고기 비계는 생각보다 많은 영양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비계에는 알파-리놀렌산과 리놀렌산이 풍부하다. 이들 성분은 흔히 ‘비타민F’라고 불린다. 비타민F는 우리 몸의 두뇌 신경조직을 구성하는 중요한 불포화지방산이다. 돼지고기 기름의 약 57%가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소기름의 불포화지방산 비율인 약 47%보다 높은 수치다. 불포화지방산은 체내 세포가 경직되지 않게 하고, 염증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모발과 피부 건강에도 좋다. 모발 성장과 피부 세포의 이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돼지고기 비계가 중금속 해독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이 6주간 공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돼지고기 섭취 전후 혈중 중금속 농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납과 카드뮴이 각각 약 2%와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돼지고기 속 불포화지방산이 장기나 인체에 쌓인 유해 물질을 결합해 배출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돼지고기 비계가 좋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돼지고기 기름의 약 38%는 포화지방산이다. 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콜레스테롤은 세포 형성과 호르몬 작용에 필요하지만,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70%가량 생산되기 때문에 과다 섭취하면 잉여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마비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삼겹살처럼 비계가 많은 부위를 먹고 싶다면 주 1~2회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한 번에 200g 이상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돼지고기를 먹고 싶다면 지방이 적은 안심이나 등심, 뒷다리살을 선택하는 것이 건강에 더 이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