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우승에 쏟아지는 혐한 글… 결국 교토부 지사 직접 나섰다

2024-08-23 22:05

교토부 지사 “차별적 투고 있어서는 안돼… 일부 게시물 삭제 요청했다”

일본 전국 고교 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교토국제고에 대해 일부 일본인들의 혐한 발언이 쏟아지자 일본 교토부 지사가 직접 나섰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 시상식에서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 시상식에서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인 간토다이이치고를 상대로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고시엔은 일본 전역의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라 불리며 총 3715개 학교가 참가하고 그 중 49개 팀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교토국제고의 우승은 그들의 오랜 노력과 뛰어난 실력을 입증한 성과다.

그러나 이번 우승 이후 교토국제고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에 설립된 교토조선중학교를 전신으로 하며 한국어로 된 교가를 가지고 있다. 교토국제고가 우승을 차지한 후 교가를 부르는 장면이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를 본 일본의 일부 우익 세력이 교토국제고의 한국계 배경과 한국어 교가를 문제 삼고 차별적인 발언과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

교토국제고의 우승을 다룬 기사 댓글은 물론 각종 SNS에서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교토국제고를 고교야구연맹에서 제명해야 한다", "한국어 교가는 기분이 나쁘다", "교토의 수치" 등과 같은 혐한 발언이 확산되고 있다. 교토국제고가 2021년 여름 고시엔 본선에서 4강에 진출했을 때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던 바 학교에 대한 협박 전화와 혐한 댓글이 이어졌던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교토부 지사인 니시와키 다카토시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차별적인 발언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차별적인 투고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SNS 운영사에 민족 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에 대해 삭제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니시와키 지사는 관련 부서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설립한 한국계 학교로 2024년 기준 중고교생을 모두 합쳐 전교생이 160여 명이다. 전체 재학생 중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 학생은 3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